▲ SK 메릴 켈리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014년 2월 한화가 앤드류 앨버스와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하기 전까지 모든 외국인 선수들은 연봉 상한선이 있었다. 당시에는 30만 달러였고, KBO 리그에 처음 외국인 선수가 등장했을 때는 12만 달러였다. 연봉 상한선이 폐지된 뒤 치솟기 시작하던 외국인 선수 몸값은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총액 210만 달러에 사인하면서 200만 달러를 넘었다. 

외국인 선수에 투자하는 게 전력 보강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높아만 가는 연봉이 구단에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검증되기 전 첫 시즌에는 많은 돈을 안기지 않는 일본 프로 야구보다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연봉이 더 높은 형국이 됐다. 

여전히 200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가 '전력 보강 보증 수표'로 여겨지기는 하지만, 반대의 길을 택하는 팀도 있다. 한화는 내년 시즌 마운드를 지킬 키버스 샘슨과 제이슨 휠러에게 각각 총액 70만 달러, 57만 5,000달러를 들였다. 이들이 제2의 메릴 켈리(SK) 혹은 라이언 피어밴드(kt)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다른 팀들의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트렌드까지 달라질 수 있다. 

켈리는 2014년 12월 SK와 총액 3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에 계약했다. 첫 연봉은 보잘것 없었지만 KBO 리그 4번째 시즌이 되는 내년 연봉은 무려 140만 달러(총액 175만 달러)로 뛰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571⅓이닝을 던져 헨리 소사(LG, 578⅔이닝), 양현종(KIA, 578이닝)에 이어 세 번째로 길게 마운드를 지켰다. '가성비 투수'로 출발해 당당히 고액 연봉을 받을 자격을 입증했다. 

▲ 롯데 앤디 번즈 ⓒ 한희재 기자
올해 평균자책점 1위(3.04)인 피어밴드의 올해 연봉은 놀라울 정도다. 보장액 35만 달러, 계약금 포함 총액 68만 달러의 선수가 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내년 시즌 총액 10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총액 기준으로 65%가 올랐다. 

비록 올해 부상으로 부진해 내년 시즌까지 함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지만, 두산 마이클 보우덴 역시 지난해에는 연봉 대비 효용이 뛰어난 선수였다. 총액 65만 달러에 계약해 30경기에서 160탈삼진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 3.80은 6위, 180이닝은 8위에 해당했다. 올해는 연봉이 11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타자 중에서는 번즈의 가성비가 뛰어났다. 연봉 60만 달러 포함 총액 65만 달러로 올해 개막 기준 KBO 리그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적은 돈을 받았다. 시즌 중 들어온 선수를 포함해 9개 구단이 외국인 타자 효과를 본 가운데, 번즈는 타율 0.303 OPS 0.860, 15홈런에 압도적인 수비력으로 롯데를 구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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