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필준은 대표 팀 마무리 후보로 꼽힌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포공항, 김건일 기자] "코치님 펑고가 너무 빠릅니다. 형들이 스프링캠프인 줄 알았대요"

지난 6일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 소감을 말하던 도중에 나온 국가 대표 외야수 이정후의 깜짝 민원(?)에 기존에 펑고를 치던 이종범 대표 팀 주루 코치는 배트를 내려놓았다. 하루 뒤 이 코치를 대신해 김재현 타격 코치가 펑고를 쳤다.

펑고 코치를 바꾼 선수들의 어리광 섞인 민원. 이번 아시아챔피언십시리즈 2017에 소집된 대표 선수단에서 볼 수 있는 이색 풍경이다.

이번 대회는 각 나라별로 24세 또는 프로 입단 3년째 이하 선수로 출전 자격이 정해졌다. 선동열 대표 팀 감독은 나이 제한에 관계없이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 카드 3장을 쓰지 않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 팀을 꾸렸다.

안면 있는 또래 선수들과 함께 소집된 선수들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왁자지껄 훈련했다. 숙소에선 종종 치킨 파티가 열렸다. 김하성은 "청소년 대표 팀 분위기가 난다"고 이야기했다. 박민우는 이정후를 향해 "내가 여자라면 사귀고 싶다"며 과감한 발언을 했다.

그래서 그런지 투수조 조장 장필준은 '마땅히 할 일이 없다'고 여유를 부렸다.

장필준은 "예전 주장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이번 대표 팀에선 내가 신경쓰고 지시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 동생들이 전부 말 잘 듣고 착하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대단히 밝다. 난 이런 분위기가 좋다. 주장으로서 책임감보다는 워낙 다들 훌륭한 선수들이라 나만 잘하면 된다"며 "또 난 감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필준은 29세로 한국은 물론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프로 3년째 이하로 출전 자격을 얻었다.

장필준은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패스트볼 구위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대표 팀에 마무리 후보로 각광받는다.

장필준은 "마무리든 셋업맨이든 중간이든 보직은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나갔을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많이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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