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BC 대표팀 임기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KIA)은 공식적으로 해외 구장 마운드를 밟는 게 처음이다.

임기영은 야구를 시작하고 난 뒤 이번에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다. 교육리그나 스프링캠프 때문에 미국, 일본 구장에서 등판한 적은 있지만 대회를 치르기 위해 정식 구장 마운드에 서는 것은 처음 있는 일. 하지만 임기영의 무덤덤한 표정은 도쿄돔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큰 경기 경험도 미리 쌓아뒀다. 임기영은 지난달 29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뒷받침했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경험해본 임기영이기에 첫 국제대회의 낯선 환경과 긴장감도 그의 발목을 잡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13일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투수들은 긴장하면 근육이 위축돼 실투가 늘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게 좋다"고 말하며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던지는 표정을 보고 긴장하지 않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13일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임기영도 "한국시리즈 때도 등판 전날 선배들이 긴장할 필요 없다고 이야기해주는데 저는 빨리 던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실제로 별로 긴장되지 않고 재미있었다"며 큰 경기 전용 강심장임을 드러냈다.

원래 성격에 기복이 없는 편이라는 그는 "완봉승(4월 18일 kt전, 6월 7일 한화전) 때도 그냥 그랬다. 그날만 '끝났다'는 생각에 좋고 다음날부터는 아무렇지 않았다. 올 시즌 딱 한 번 긴장해봤다. 폐렴으로 쉬고 나서 복귀해 처음 불펜으로 나갔을 때(7월 11일 NC전) 한 번 빼고는 긴장하며 던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기영은 10일 넥센과의 평가전에 등판해 4이닝 7피안타 1탈삼진 2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제구가 잘 안됐다"고 말했던 그는 몇 번의 연습을 통해 대회 공인구도 손에 익혔다. 임기영은 "체인지업은 잘 됐는데 슬라이더, 커브가 손에서 빠지는 게 있었다. 이제 적응해서 괜찮다"며 제구에 대한 우려까지 지웠다.

이번 대표팀은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일본, 대만, 한국 모두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출장하기 때문에 결국은 누가 더 긴장하지 않고 임하느냐가 경기 흐름을 좌우한다. '포커페이스'가 주무기인 임기영이 자신감과 제구로 대표팀도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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