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영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5위 싸움에서 한 발 뒤처진 넥센은 지난달 말부터 총력전을 선언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앤디 밴헤켄, 제이크 브리검 등 선발투수들의 로테이션을 하루 당기고 불펜 투수들의 연투 또한 불사할 뜻을 밝혔다.

경기 일정이 없는 동안 5위 SK가 선두 KIA와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넥센은 더 급박해졌다. SK와 승차가 3경기 반. 남은 5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지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배수의 진을 칠 수 밖에 없었다.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와 경기가 시작이었다. 벼랑 끝에 몰려 있던 장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따로 주문한 내용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장 감독은 6회에 칼을 뽑았다. 3-3이던 6회 팀이 앞서가는 1점을 뽑자 마운드에 있던 기둥 투수 앤디 밴헤켄을 내리는 강수를 뒀다. 밴헤켄의 투구 수가 99개로 많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 박자 빠른 결정이었다. 다음 타자인 윤석민이 한 방을 갖춘 오른손 타자였다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따랐던 것이다. 교체 카드 역시 파격적이었다. 신재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했다가 지난 13일 kt를 상대로 선발 복귀전을 치러 완봉승으로 돌아온 그였다. 다음 경기 로테이션을 고려하는 대신 눈앞에 닥친 윤석민, 유한준으로 이어지는 우타 라인을 완벽하게 봉쇄하고 경기를 잡겠다는 뜻이었다.

결정은 맞아 떨어졌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0.264로 강한 신재영은 안정감이 넘쳤다. 윤석민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은 뒤 2번째 공을 던져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유한준 역시 중견수 뜬공으로 간단히 처리하고 6회를 끝냈다. 줄줄이 나오는 오른손 타자들에게 신재영은 완벽한 무기였다.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막았다. 대타로 나온 왼손 타자 김진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시 상대한 오른손 타자 오태곤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신재영은 내친김에 끝까지 막았다. 8회에도,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8회는 퍼펙트, 9회엔 첫 타자 윤석민과 두 번째 타자 유한준을 단 공 2개로 막았다. 마지막 타자 박경수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5-3 승리를 이끌었다. 직전 경기에선 완봉, 이날 경기에선 40구 3⅔이닝 1피안타 완벽한 세이브로 팀을 구했다.

신재영은 "오늘 두 번째 투수로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준비를 했다. 긴 이닝을 던진다고 생각했다"며 1점 차에서 등판해 점수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중간으로 나갈 때면 한 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압박감보다는 마음 편하게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외국인 투수들이 좋아 앞으로도 불펜으로 등판한다면 잘 도와 주고 싶다. 한 경기도 져선 안 되는 상황이다. 그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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