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에 그리던 데얀은 만난 김은하수 양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도곤 기자] FC 서울이 전북 현대와 치룬 1경기로 '팬심', 내용, 결과를 모두 잡았다.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전북과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경기 막판에 극적으로 터진 박주영의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를 잡았다. 순위는 7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상위 팀과 승점 차이를 좁히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서울은 달리진 경기 내용, 승리는 따낸 경기 결과, 화끈한 팬 서비스로 많은 것을 얻었다.

# 180도 달라진 경기력

서울은 전북과 경기 전 치른 3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8경기로 범위를 넓히면 수원과 치른 '슈퍼매치'에서 거둔 승리로 딱 한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순위는 하위 스플릿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7위까지 떨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전북과 경기에서는 지난 경기들에서 부진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올라왔다. K리그 복귀전을 치른 이명주와 서울의 주축으로 성장한 주세종의 중원 조합은 전북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두 선수는 거친 몸싸움을 불사하며 전북에 맞섰다. 이명주는 위치상 전북 이재성과 자주 만났다. 이명주는 이재성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그를 봉쇄했다. 전북 공격 전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재성을 묶으면서 전북의 공격력을 약화시켰다. 이재성의 발이 묶이자 전북은 좌우 측면에서 시작하는 공격이나, 수비에서 한번에 찔러주는 공격이나 김신욱의 머리를 노릴 수밖에 없었다.

환경도 따라줬다. 이날 경기 전에는 많은 비가 예고됐다. 하지만 전반까지 내리는 비의 양은 적었다. 두 팀 감독 모두 수중전을 대비했지만 그에 대비한 전술을 쓰지 못할 수 있었다. 기상청의 예보가 또 틀리나 싶었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쏟아졌다. 비가 내리자 경기는 수중전으로 바뀌었고 두 팀 선수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거친 태클은 물론 강한 몸싸움과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사력을 다하는 경기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우산을 꺼내들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비까지 내리면서 장관이 펼쳐졌다.

▲ 결승골을 넣은 박주영(가운데) ⓒ 한희재 기자
# 짜릿한 극적인 승리

서울은 결과도 잡았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박주영의 극적인 결승골로 서울의 승리가 됐다. 종료 직전 얻은 코너킥에서 이명주가 박주영에게 머리로 공을 연결했고 박주영이 재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침묵했던 박주영이 터졌고 K리그 복귀전을 치른 이명주가 첫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했다. 여기에 승리까지 하며 승점 3점을 얻었다. 최근 3경기 무승으로 분위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서울이었다. 하지만 리그 1위 전북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것은 앞으로 상위권으로 올라가는데 있어 큰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 김은하수 양, 데얀을 만나다

이날 경기에서는 특별한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최근 KBS 방송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통해 유명해진 김은하수 양이다. 은하수 양은 '안녕하세요'에서 서울의 열렬한 팬으로 출연했다. 특히 데얀의 팬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데얀에 대해 정보를 줄줄 외울 정도로 그의 열혈 팬임을 인증했다. 방송 후 서울은 전북과 경기를 앞두고 은하수 양을 초청해 데얀과 만남을 주선했다. 경기 전 은하수양은 데얀과 함께 시축을 했고 서울은 은하수양의 방송 장면을 전광판을 보여줬다. 은하수양이 데얀의 응원가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자 서울 팬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에피소드도 있었다. 당초 은하수 양은 데얀의 손을 잡고 에스코트를 할 예정이었지만 공교롭게도 데얀은 이날 선발에서 제외됐다. 대부분 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데얀이지만 이날은 전술상의 이유로 선발에서 빠졌다. 서울의 황선홍 감독은 은하수 양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어린 팬에게 너무 미안하다. 내가 '팬심'을 너무 몰라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선발은 아니지만) 그냥 데얀이 손잡고 에스코트 하면서 들어가면 안되나?"라며 웃은 뒤 "데얀이 팬을 위해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은하수 양에 대해 "인상적이었다. 은하수 양 같은 팬들이 많아져야 한다. 정말 긍정적이다. 그래야 선수들도 더 책임감을 갖고 뛸 수 있다"는 말로 K리그에서 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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