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 골을 터뜨린 슈틴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마르셀로 디아스가 공을 끌다가 빼앗겼다. 실수이기도 했지만, 독일의 '전방 압박'이 만든 기회기도 했다.

독일은 3일(한국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 칠레와 결승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칠레는 전방 압박이 특기다. 선발 11명의 평균 나이가 30세에 육박하지만, 체력과 투지만큼은 어린 선수들을 웃돈다. 2015년 코파아메리카와 지난해 열렸던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 전방부터 끊임없이 압박하고 공격을 펼친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칠레의 팀 컬러는 여전했다. 끊임없이 공격하고 밀어붙였다. 점유율부터 61-39로 압도했고 슈팅 수에서도 20-8로 훨씬 많았다. 그러나 승리는 독일이 안았다.

유일한 득점은 명백한 실수에서 시작된 것처럼 보였다. 전반 20분 마르셀로 디아스가 공을 끌다가 티모 베르너에게 공을 빼앗겼다. 라스 슈틴들이 베르너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마무리했다. 칠레가 자멸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의 수비 전술의 승리로 보는 것이 맞다.

독일이 영리하게 수비했다. 칠레는 전방 압박을 펼치는 팀이다. 칠레는 되려 자신들의 특기인 '전방 압박'을 받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점 장면 외에도 칠레는 독일의 전방 압박에 공을 끌다가 위기를 맞았다. 압박 속에서 칠레의 빌드업도 흔들렸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을 주전술로 삼았다. 경우에 따라 파이브백 형태로 전환하면서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을 펼쳤다. 전방 압박을 펼치기에 좋은 전술은 아니다.

그러나 전방 압박은 독일의 주요 전술이었다. 기본적으론 역습을 늦추기 위한 방법이었다. 역습을 펼치다가 소유권을 잃었을 땐, 공을 빼앗긴 선수가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했다. 역습 속도를 늦추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수비 조직을 갖췄다. 

때론 역습 기회를 잡는 방식이기도 했다. 베르너를 비롯한 공격수들은 전방에서 수비를 따라다니면서 기회를 엿봤다. 보통은 공격 방향을 제한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상대가 볼 컨트롤을 미스하거나 동료들과 협력 수비가 가능한 경우엔 빠르게 접근했다. 디아스는 왼쪽으로 공을 전개하려다가 실패하고 오른쪽으로 공을 전환시키다가 베르너에게 공을 빼앗겼다. 독일의 순간적인 압박이 힘을 발휘했다.

'간헐적 압박' 외에도 수비 전술의 완성도가 높았다.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의 선방 속에 독일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실점 위기도 있었지만 칠레에 완벽한 기회는 주지 않았다.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슛 찬스에서도 공격수들에게 접근해 정확한 슛을 방해했다. 칠레는 중거리슛을 자주 시도했지만 골망을 흔들기엔 부족했다. 

칠레도 후반전이 흐르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끈끈한 독일 수비에 흐름을 잃은 칠레는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후반 30분 아르투로 비달의 슛을 테어 슈테겐이 선방했다. 후반 39분 투지로 만든 찬스도 앙헬로 사갈의 슛이 높이 뜨면서 놓쳤다.

독일과 멕시코의 4강전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독일은 멕시코의 공세를 잘 견디고 역습으로 멕시코를 무너뜨렸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제패한 독일의 '핵심'은 수비 전술이었다. 칠레도 결국 독일의 수비 때문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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