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승준.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 송승준이 화려한 선발 본능을 뽐내고 있다. 송승준은 10일 대전 한화전서 5.2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비롯, 최근 세 경기서 내리 승리를 따냈다.

불펜 투수로는 평균 이하였지만 선발 전향 이후 세 경기를 내리 호투하며 팀에 단비 같은 승리를 안기고 있다. 등판=승리 공식이 쓰여질 만큼 등판이 거듭될 수록 믿음이 쌓이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감 있는 투구가 돋보인다"고 칭찬할 정도로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한화전서는 송승준의 달라진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한 장면이 있었다. 3회 피치드 아웃 상황이 그 것이었다.

1-1로 팽팽히 맞선 상황. 송승준은 3회말 1사 후 정근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양성우를 빠르게 잡아냈지만 위기감은 여전했다. 타순은 중심 타순으로 접어들고 루상엔 발 빠른 정근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끊임 없이 송승준-강민호 배터리를 괴롭혔다. 뛸 듯 뛰지 않는 동작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타석에는 송광민이 서 있었다.

그리고 볼 카운트 2-2. 송승준-강민호 배터리는 피치드 아웃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정근우는 뛰지 않았고 송승준은 볼 카운트 한 개만 손해를 봤다. 결국 송광민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가 커지는 듯 했다.

이 순간만 놓고 보면 송승준-강민호 배터리의 판단 미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바꿔 놓고 생각해보면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는 뜻이 된다.

송광민과 어려운 승부를 해서 주자가 쌓이더라도 다음 타자를 잡으면 된다는 믿음이 서로에게 있었기에 가능한 작전이었다.

결국 송승준은 로사리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불을 껐다. 사실상 경기 초반을 지배한 장면이었다.

한 한화 선수는 "로사리오 앞에 주자가 쌓여도 좋다는 작전이었기에 놀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타자와 승부에서도 이겼지만 팀간의 기 싸움에서도 승리한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 장면은 송승준의 자신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의 호투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도 품게 했다.

송승준은 불펜 투수 때와는 달리 다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볼배합으로 선발에 임하고 있다. 그 결과가 3연승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송승준이 어떤 결과를 낼지도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