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김태륭 해설위원]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모은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FC 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맹의 격돌, 이날 경기에서는 바르셀로나가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의 활약을 앞세워 먼저 웃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 두 팀 컨디션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은 지난 12일에 열린 쿠프드라리그(리그컵) 결승전에서 바스티아에 4-0 대승을 거두고 올 시즌 첫 번째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지만 PSG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선수들의 컨디션과 주요 선수의 공백이었다.

최근 7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첼시와의 16강에서 퇴장으로 인해 결장했고, 중원의 핵심 베라티는 경고누적, 티아코 모따는 부상으로 인해 관중석에 자리했다. 부상에서 갓 회복한 다비드 루이스, 루카스 모우라, 요안 카바예의 컨디션도 불확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PSG 선수들에게 위안거리는 2006년 11월 이후 치른 33차례의 유럽대항전 홈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FC 바르셀로나는 지난 12일 열린 2014~201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차전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세비야와 2-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최근 10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연승의 숫자가 말해주듯, 최근 바르셀로나는 대단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니 알베스의 결장이 유일한 전력누수였지만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최근 부진 논란이 일었던 MSN라인의 네이마르 다 실바도 세비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감각을 회복한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3월 A매치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조르디 알바도 세비야전에서 복귀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 변수

두 팀 모두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그룹스테이지에서 이미 서로에게 한차례씩 승리했던 팀들이기에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누수가 많은 PSG의 선발명단에 불안요소가 몇 가지 눈에 띄었다. 지난 9월 파리에서 열린 두 팀의 첫 대결 때 즐라탄이 결장했지만 승자는 PSG였다. 하지만 12월, 누캄프에서의 두 번째 대결은 즐라탄이 출전했음에도 바르셀로나가 승리했다. 9월 경기에서 PSG는 루카스-카바니-파스토레 세 명의 활발한 스리톱을 활용했는데 이들이 승리의 핵심 노릇을 해냈었다.

높은 지점부터 빠르고 저돌적인 압박을 시작했고, 이는 바르셀로나 풀백들에게 지속적인 부담을 제공했다. 오늘 경기에서는 부상의 여파가 남아있는 루카스가 벤치에서 시작하고 라베찌-카바니-파스토레로 스리톱을 구성했다.

PSG의 스리톱이 공수 양면에서 위협적이었던 원인은 위치선정과 기동력-수비력을 겸비한 미드필드진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미드필드의 핵심은 베라티와 모따였다. PSG는 두 선수의 공백을 부상에서 갓 회복한 카바예와 신성 라비오로 대체하려 했다.

바르셀로나는 몬토야가 오른쪽 풀백에서 다니 알베스를 대체했다. 마스체라노가 피케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했는데 PSG 스리톱의 강력한 전방압박에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벗어나기 위한 엔리케 감독의 선택인 듯 했다.

 - 전반전

초반 측면을 통해 PSG가 두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었지만 이내 바르셀로나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PSG가 지난 9월 경기와 달리 스리톱으로부터 시작되는 높은 지역에서의 압박을 시도하지 않았다. PSG는 철저히 하프라인을 기점으로 블록을 만들고 수비를 시작했다. 이는 카바예-마튀이디-라비오로 구성된 미드필드 조합의 수비능력과 연관이 있는 선택이었다.

위에서 적극적으로 수비를 시작할 경우, 그것을 바르셀로나가 풀어냈을때 PSG의 미드필더들이 수비적으로 버텨낼 능력이 부족했다. 카바예, 라비오와 베라티, 모따는 수비상황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오늘 경기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중앙지역에서 주로 활동했고 네이마르의 왼쪽 측면으로 공격루트를 집중시켰다.

특히 네이마르는 반더비엘과 일대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중앙에 위치한 메시, 수아레스와 지속적으로 조합플레이를 시도했다. 메시가 PSG의 진영 정중앙에서 편하게 공을 잡는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메시는 위협적이였고 결국 18분에 터진 네이마르의 골도 메시의 공을 받은 위치가 결정적이였다.

PSG로서는 베라티의 공백이 느껴지는 장면이였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20분, 티아구 실바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다비드 루이스와 교체되었다. 열흘전 마르세이유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루이스는 무리해서 경기에 출전한 느낌이였다. 그만큼 PSG는 스쿼드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선제득점 이후 오히려 PSG가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미드필드 지역의 수비적인 리스크를 감수하며 스리톱이 적극적으로 전진했고 PSG의 장점인 속도전이 진행되었다. 바르셀로나도 몇 차례 공격을 허용했지만 PSG 공격전환의 핵심인 마튀이디와 카바예를 적절히 막아내며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 후반전

후반 초반, PSG는 마튀이디와 파스토레를 앞세워 공격을 시도했다. 경기 내내 공격루트가 제한적이였던 PSG였지만 마튀이디와 파스토레는 돋보였다. 그러나 빠른 공격 전개로 전방에 공이 투입됐지만 미드필더들의 접근이 다소 느렸기에 공격전개에 어려움이 느껴졌다.

PSG의 미드필더들은 항상 수비로 전환될 때 발생할 상황에 대한 부담이 있는 듯 했다.
결국 후반 21분, 전반전에 다소 조용했던 수아레스가 환상적인 개인능력을 통한 골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수아레스는 측면으로 볼을 받으러 나가는 움직임을 자주 보여줬는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PSG 수비진을 따돌렸다.

바르셀로나의 두 점차 리드는 PSG의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첼시를 상대했던 지난 16강 경기때와 같은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PSG 선수들은 오늘 경기에서의 한계를 스스로 인식한듯 했다. 후반 33분, 수아레스가 마스체라노와의 이대일 패스를 통해 다시 한번 루이스 다리 사이로 돌파에 성공하며 바르셀로나는 3-0으로 달아났다.

블랑 감독은 공격강화를 위해 모우라를 투입했고 엔리케 감독은 마티유 투입으로 화답했다. 후반 36분, 반더비엘의 슈팅이 마티유 발에 굴절되며 PSG가 한골을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시간대에 교체투입된 바르셀로나 아드리아누의 라베치의 돌파를 막아내는 클린태클은 PSG의 마지막 희망까지 무위로 만들었다.

[사진] 수아레스 ⓒ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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