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에 환호하는 부산 선수들 ⓒ부산 아이파크

[스포티비뉴스=부천, 유현태 기자] "골을 못 넣으면 선수들도 마음이 급해진다. 부산에서는 당연히 이겨야 한다. 벤치에서도 급해진다."

부산 아이파크는 K리그2 12라운드까지 7승 3무 2패, 승점 24점을 따냈다. 12경기에서 30골을 넣는 괴력을 뽐내고 있다. 경기당 2.5골에 달하는 엄청난 공격력이다. 실점이 16점으로 적지 않다지만 7실점한 광주를 빼곤 부산보다 뚜렷하게 강한 수비력을 가진 팀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 "1골 주면 2골 넣는다고 생각한다"

부산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조덕제 감독 선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조 감독은 수원FC를 이끌고 2015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을 꺾고 승격했다. 당시 수원FC의 축구는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라고 불렸다. 조 감독은 부산에 아픔을 안긴 장본인. 하지만 이번엔 승격을 이끌 적임자로 꼽았다.

부산이 지난 21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12라운드에서 부천FC를 3-1로 제압한 뒤, 조 감독은 "선수단의 공격적인 면을 많이 강조한다. 매 경기 실점하고는 있지만, 1골 주면 2골 넣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격적인 색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감독의 '막공'은 다양한 공격 루트에서 온다. 이정협이 7골로 득점 2위를 달리지만, 호물로 6골, 이동준 5골, 노보트니와 한지호가 각각 3골, 디에고와 권용현의 2골 등 여러 선수가 공격을 나눠서 기록하고 있다. 조 감독은 "광주의 펠리페처럼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있으면 안정이 되겠지만, 우리는 여러 선수가 득점에 관여하고 있다. 한 선수에게 집중되는 것보다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부산에서는 당연히 이겨야 한다."

잘하고 있지만 조 감독은 부산이 갖는 부담감이 특별하다고 한다. 언제나 부산을 승격 유력 후보로 꼽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을 해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골을 못 넣으면 선수들도 마음이 급해진다. 부산에서는 당연히 이겨야 한다. 벤치에서도 급해진다"고 말한다.

수원FC에선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다. 언제나 '언더독'이었던 수원FC는 늘 부담없이 경기했다. 조 감독은 "수원FC 때는 부담이 없었다. 누구를 만나도 그랬다"고 말한다. 그는 2016시즌 제주에 2-5로 패하고, 다음 맞대결에서 5-3으로 이긴 일, 수원을 상대로 4골을 주고도 5골을 넣어 승리한 일들을 예로 들었다. 잃을 게 없었으니 더 힘껏 도전할 수 있었다.

이 특별한 부담감은 지난 실패들 때문이기도 할 터. 강등 이후 첫 시즌인 2016시즌에도 K리그2 준플레이오프까진 올랐다. 2017, 2018시즌엔 한 발 더 나아가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하지만 K리그1에서 내려온 상주 상무, FC서울을 넘지 못하고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승격할 수 있는 '1위'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잘 나가는 라이벌 광주FC가 7승 5무로 무패 행진하며 앞서 가고 있다. 10골을 넣은 펠리페의 공격력과 7실점만 한 강력한 수비의 결과다.

▲ 조덕제 감독

◆ "부담이라기보단 책임감으로 생각한다."

다행인 것은 조 감독의 부담과 별개로 선수들은 차분하다는 것. 경기력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차분하게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9경기에서 7골을 몰아넣은 이정협은 "이겨야 하는 것은 모든 감독님들이 원하시는 것이다. 부담이라기보단 책임감으로 생각한다"며 "부정적이기보단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이 그만한 자격을 갖춘 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임한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도 하나로 잘 뭉친 상태다. 승격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됐다. 김문환이 확고한 주전으로 뛰면서 12라운드에서야 시즌 첫 출전을 기록한 박준강은 "무조건 승격을 바라고 있다. 저희는 강등 이후 계속 승격을 원하고 있었다. 매 경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경기를 뛰든 못 뛰든 최선을 다하고, 뛰지 못하더라도 동료를 도와주고 싶다.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훈련할 때 상대가 될 수 있도록, 말도 많이 해주면서 사기를 올리려고 한다"며 기꺼이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한다.

부산은 곧 선두에 올라설 것이라고 자신한다. 치고나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조 감독은 더위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을 적기로 본다. 그는 "중요한 것은 부상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쉬는 선수는 없고 여름이 되면 몸 상태가 좋아 더위 속에 장점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시즌에도 승격 전쟁은 치열하다. 부산은 부담을 넘어서고, 승격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3번의 실패에 이은 4번째 도전에서 K리그1 복귀 꿈은 이뤄질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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