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호준 AFC 대표(왼쪽)는 12일 최홍만과 만난 자리에서 "이벤트 매치는 없다"고 한마디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7)은 지난 10일 중국 마카오 베네시안호텔 코타이아레나에서 열린 신생 격투기 대회 '마스 파이트 월드 그랑프리(MAS Fight World Grand Prix)' 메인이벤트에서 소림 무술을 연마한 스님 파이터 이롱(31, 중국)과 싸워 TKO로 졌다.

경기 시작 4분 53초에 나온 이롱의 뒤차기가 문제의 발단이었다. 최홍만은 뒤차기가 급소를 때린 로블로였다며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고, 반면 마스 파이트 대회사는 배꼽 아래로 들어간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리도 패배도 할 수 있지만, 이롱이 키 176cm의 단신 파이터라 최홍만을 향한 국내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서커스 매치에 나가는 것도 못마땅한데, 무기력한 경기까지 펼쳤으니 실망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건 당연했다. 경기를 포기하려고 로블로 고통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이어졌다.

박호준 AFC(엔젤스파이팅) 대표도 최홍만에게 한마디했다. 부상까지 당하고 와 다음 달 17일 AFC 09에 출전이 불가능해진 것이 화를 키웠다. 박호준 대표는 12일 최홍만과 만난 자리에서 "더 이상 이벤트 매치는 없어야 한다. AFC에서 뛰려면 제대로 된 경기를 치러라"고 일침을 날렸다.

AFC는 최홍만이 중심에 있는 대회 포스터를 제작해 놓고 상대 선수도 물색해 놓았던 상태. 그러나 "최홍만이 귀국 후 곧바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급소 부상이 확인됐다"면서 "최홍만의 경기는 내년으로 연기된다"고 12일 발표했다.

박호준 대표는 내년 최홍만의 복귀전은 절대 서커스 매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최홍만은 실제 로블로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울컵을 쓸면서 뒤차기가 올라간 것"이라고 밝히고 "강자를 준비시켜 놓겠다. 최홍만이 진정한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믿는다. 제대로 된 상대와 싸울 준비가 안 돼 있다면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호준 대표는 "최홍만의 예정 상대는 천적인 마이티 모를 꺾은 적이 있는 강자다. 이미 오케이 사인을 받아 놓았다"고 귀띔했다.

AFC는 노재길, 강정민, 이상수, 문기범, 이민구 등 대표 선수들을 AFC 09에 앞세운다. 최홍만이 빠지지만 타이틀전 4경기로 올해 마지막 대회를 화려하게 꾸미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최홍만은 "건강하게 돌아오겠다. 내년 경기를 기다려 달라"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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