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토 고지 두산 베어스 타격 코치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아들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는 없으니까요."

고토 고지 두산 베어스 타격 코치와 대화를 나눈 뒤 계속 귀에 맴돈 말이다. 고토 코치는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부터 두산과 함께했다. 당시는 타격 인스트럭터로 마무리 캠프까지만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었다. 

고토 코치는 약 한 달 만에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무리 캠프 때 고토 코치에게 타격 지도를 받은 선수들은 하나 같이 "정말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의 호의적인 반응은 정식 코치 계약으로 이어졌다.

어떤 점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고토 코치와 대화를 나눠보니 조금은 궁금증이 풀렸다. 고토 코치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수들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다가갔다. 본인의 틀에 선수들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다. 선수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고 칭찬했고,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조언했다.

타격에 부침을 겪은 선수일수록 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2루수 오재원은 올겨울 두산에서 가장 타격에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 127경기 타율 0.237 OPS 0.685 7홈런 40타점으로 부진한 뒤 이를 악물었다. 타격 부진이 길어지면 주전 2루수 자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재원은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건너가 2주 동안 덕 래타 코치에게 특별 수업까지 받으면서 변화를 준비했다. 

▲ 스프링캠프 동안 고토 코치(가운데)는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 ⓒ 두산 베어스
고토 코치는 그런 오재원의 노력을 오롯이 존중했다. 고토 코치는 "오재원은 스스로 믿고 변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어서 그저 응원만 해줬다. 예를 들어서 내가 집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나오는데, 나가자마자 '너 그 옷 안 어울려'라는 말을 들으면 큰 충격을 받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재원이 강한 의지를 갖고 캠프 동안 열심히 해오고 있어서 부모의 마음으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은 캠프 때 배운 걸 시험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루수 허경민도 마찬가지다. 허경민은 지난해 130경기 타율 0.257 OPS 0.674 3홈런 40타점에 머물렀다. 허경민은 타격 고민이 깊은 상황에서 마무리 캠프를 떠났고, 고토 코치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고 대화를 나눈 뒤 타석에서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고토 코치는 "허경민의 좋은 점을 알려준 것뿐이다. 방망이가 들어가는 궤도를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허경민은 '내가 하는 방향으로 잘 가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봤다. 그런 자세를 칭찬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계속해서 선수들의 장점을 포착하고, 그 장점을 살려 성장할 수 있게 도울 생각이다. 고토 코치는 "선수들은 다 발전하고 있다. 나는 계속해서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뿐이다. 현상 유지는 야구 선수에게 퇴화니까. 더 발전할 수 있게 돕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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