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쿠(가운데 9번)이 동점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멋진 경기였다. 공격적으로 많은 기회가 난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있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첼시는 각자의 장점에 맞게 경기를 운영했다. 첼시답게 싸웠고, 맨체스터유나이티드답게 맞서서 이겼다.

맨유와 첼시는 25일(한국 시간)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예상 그대로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다. 결과는 맨유의 2-1 승리. 스코어대로 팽팽한 대결이었다. 두 팀 모두 시즌 중간 부침을 겪었지만, 위기를 겪으면서 배운 점들을 잊지 않았다. 각자의 장점을 살려 경기를 운영했다.

두 팀 공통된 장점은 안정된 공수 밸런스다. 득점을 잊지 않지만 그래도 실점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2017-18시즌 동안 무실점 경기 이른바 '클린시트'를 가장 많이 기록한 두 팀이다. 맨유는 15번, 첼시가 14번을 기록했다. 수비적 안정감이 좋은 두 팀이 만나니 당연히 쉽사리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많은 슈팅이 쏟아지기보단 팽팽하게 힘싸움을 벌이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기 위해 힘을 썼다. 골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 원정 팀답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한 첼시, 그리고 윌리안(왼쪽)이 선제골까진 터뜨리는 데 성공했다.

첼시는 역습을 활용했다. 맨유가 공격에 무게를 옮겨 안정적인 수비 형태를 깨뜨렸을 때를 노렸다.

첼시는 중원에 은골로 캉테와 대니 드링크워터를 배치했다. 확실히 공격보단 공수 밸런스 유지에 힘을 쓰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원정 팀으로서 당연한 선택이었다. 수비에도 신경을 쓰니 첼시의 공격 방법은 역습이 주를 이뤘다. 최전방엔 알바로 모라타를 중심에 두고 에덴 아자르와 윌리안이 뒤를 받쳤다. 이 스리톱은 발기술과 숙도를 모두 갖춰 역습에 적합하다.

첼시는 끝내 전반 32분 맨유의 공격을 끊어낸 뒤 역습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끊어내 반격에 나섰고, 에덴 아자르가 절묘한 패스로 윌리안의 발앞에 패스를 연결했다. 윌리안은 다비드 데 헤아도 손쓸 수 없는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정 팀이 앞서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맨유는 폴 포그바 활용을 극대화하려고 했다.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지만 측면에 배치된 앙토니 마시알과 알렉시스 산체스는 중앙 쪽으로 이동해 움직였다. 특히 산체스는 이전 경기와 달리 오른쪽 측면에서 움직였고, 마시알은 루카쿠와 함께 공격수처럼 움직였다. 왼쪽 측면 활용을 즐기는 포그바를 활용하기 위한 방책이었다. 포그바는 중원과 왼쪽 측면을 오가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포그바가 좁은 공간에서도 뛰어난 기술로 공격을 주도했고, 대신 뒤는 네마냐 마티치와 스콧 맥토미니가 든든하게 지켰다.

선제골을 허용한 맨유는 스리톱을 앞세워 반격했다. 첼시의 좁은 수비 공간을 허물었다. 스리톱 모두가 페널티박스 중앙에 모여서 만들었다. 로멜루 루카쿠가 힘으로 밀어붙였고, 산체스와 마시알이 좁은 공간에서도 기술을 발휘하면서 공을 지켜서 루카쿠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혼전이 벌어진 문전에서 루카쿠는 첼시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어 마시알의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포그바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펼친 결과였다.

▲ 경기를 결정지은 린가드의 헤딩 슛.

그리고 주제 무리뉴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후반 19분 만에 첫 교체 카드를 썼다. 앙토니 마시알을 빼고, 제시 린가드를 투입했다. 후반 30분 루카쿠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린가드가 쇄도하면서 머리로 마무리했다. 린가드는 교체로 투입돼 진가를 발휘했다.

맨유가 역전 골을 기록한 것은 경기 후반. 맨유는 맨유답게 승리를 지켰다. 수비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역습을 노렸다. 첼시가 올리비에 지루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투입해 공세를 강화하자, 에릭 바이를 투입해 스리백으로 전환한 것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노리는 무리뉴의 맨유다웠다. 투톱을 잡기 위해 스리백을 뒀다.

어떤 팀이든 승리를 안을 수 있었다. 승리를 안은 맨유의 사령탑,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가 매우 시작이 좋았고, 골대를 때렸을 때 나는 선수들을 보고 있었다. 무엇을 할 수 있었고, 누구를 비난할 수 있었겠나. 정말 멋진 움직임이었고, 우리는 그것을 막을 수 없었다"면서 첼시의 경기력을 솔직하게 칭찬했다.

하지만 맨유가 조금 더 집중했고 골을 터뜨렸다. 경기 뒤 첼시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더 간결해야 했지만, 경기를 어느 쪽으로든 흐를 수있게 두고 말았다. 맨유는 우리가 대가를 치르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팽팽한 경기를 가른 것은 결정적인 순간을 어떻게 연결했는지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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