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시(오른쪽)는 이번 시즌에도 바르사의 핵심이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이적 시장에서 중원 보강에 애를 먹는 FC바르셀로나가 나름의 해결책을 세웠다.

FC바르셀로나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메릴랜드 랜도버 페덱스 필드에서 열린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고작 바르사의 프리시즌 두 번째 경기였다. 여전히 이적 시장은 많이 남아 있고 본격적인 시즌 시작까지 3주 정도를 남겼다. 여전히 변화의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중원의 '스쿼드 두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예측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반 라키티치까지 주전 미드필더들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백업' 선수들의 수준이 문제였다. 백업 멤버가 피치에 등장하면 바르사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답답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미드필더들의 임무는 제한적이었다. 최전방의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삼총사를 두고 미드필더는 단순히 공을 전방으로 연결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드필더와 공격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많지 않았다. 특히 전방 압박이 강해질수록 공격과 미드필더의 간격은 벌어졌다. 그래서 중원이 부진하면 MSN이 공을 잡는 횟수 자체가 줄었다. 바르사의 공격이 말그대로 '원천봉쇄'됐다.

▲ 바르사 선발 명단

발베르데 감독은 맨유전에서 두 가지 해결 방안을 내놨다. 첫 번째는 전술적 해결책이다. 메시가 중앙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중원 싸움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메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전술적 배려를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부스케츠를 제외하고 카를레스 알레냐와 이반 라키티치가 좌우 양쪽에서 전진하면서 패스를 받기에 좋은 위치로 움직였다. 

MSN를 비롯한 바르사 선수들은 좁은 지역에서도 짧은 패스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술과 축구 지능이 있다. 메시를 중심으로 맨유 수비의 중앙 지역을 짧은 플레이로 수비를 허물었다. 측면 공격은 좌우 풀백이 도왔다. 특히 메시가 빠져 나온 오른쪽 측면에서 넬손 세메두가 특기인 직선적 공격을 펼치기에 적당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도 찾고 있다. 적당한 백업 미드필더들을 시험했다. 지난 시즌 가장 취약했던 위치는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잡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세르지 로베르토와 세르지 삼페르가 대안이다.

세르지 로베르토는 맨유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출전했고, 삼페르는 유벤투스전에서 선발로 출전했고 맨유전에도 후반 막판 교체 출전했다. 어떤 선수도 부스케츠와 똑같은 플레이를 할 순 없다. 두 세르지는 모두 각자 특성에 어울리도록 더 적극적인 자세로 수비를 펼쳤다. 앞으로 나오면서 공격을 차단했다. 세르지도 무난한 활약을 펼쳤고, 삼페르는 이미 유벤투스전에서 뛰어난 탈압박 능력과 공격 전개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애초에 바르사는 이번 여름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망) 또는 파울리뉴(광저우 헝다)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구단과 협상에 애를 먹으면서 사실상 이적은 좌절된 상태다. 게다가 바르사의 섬세한 공격 축구 철학의 이면엔 '빠르고 즉각적인 압박'이란 수비적 마인드가 자리잡고 있다. 바르사에서 활약하려면 팀에 어울리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한다. 전임 엔리케 감독 체제에서 중원에 합류했다가 부진했던 선수들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유스 팀에서 성장한 두 명의 '세르지'는 새로운 영입보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발베르데 감독은 애슬레틱 빌바오에서도 유망주들을 적절히 기용해 팀을 꾸린 경험이 있다.

바르사는 프리시즌에서 연승을 달렸다. MSN의 경기력은 여전히 뛰어났고, 중원에서 공격을 푸는 것 역시 이전에 비해 편안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바르사가 또 한번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 발베르데 감독은 'Mes que un club(클럽 그 이상의 클럽)' 바르사를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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