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유니폼을 입게 된 이호준 코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개인적으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어보는 건 초등학교 야구 시작한 뒤로 처음이다. 영광이다.”

LG는 25일 NC 다이노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이호준과 모창민 코치를 새롭게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호준 코치는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 투수로 입단한 뒤 타자 전향을 거쳐 SK~NC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2019년부터 NC에서 1군 타격코치로 선수들을 잘 지도해 왔기에 다소 놀라운 소식이었다. LG 이적 발표 후 이 코치는 스포티비뉴스와 통화에서 “떨리고 설렌다”며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 LG에서 코치를 하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단 아닌가.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오랜 만에 이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내가 와서 팀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떨리는가.

“떨린다. 정말 야구를 처음 할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온 것 같고 여기서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기분이 드는 걸 보면 정말 내가 코치다운 코치가 되려나 보다 싶다.”

- LG와 특별한 인연이 없을 텐데.

“그렇다. 특별한 인연은 없었다. 류지현 감독님과도 오며가며 인사를 하기는 했지만 크게 인연이라고 할 건 없었다. 아, 굳이 따지자면 인연이 있다. 1994년 동영상이 돌아다니는 걸 봤는데 해태 신인 투수가 유지현 감독님한테 홈런 맞고 바로 백투백으로 친구 김재현(SPOTV 해설위원)한테 홈런 맞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김재현이 고졸 신인 최초로 20-20 클럽을 완성하는 홈런이었다. 그때 마운드에 서 있던 사람이 바로 나다. LG와 인연이라면 그 인연이 있다(웃음).”

- 어떻게 LG로 오게 됐나?

“이달 초에 내가 NC 떠난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그때 LG 차명석 단장께서 전화를 하셔서 어찌된 일인지 묻더라. 그땐 NC에서도 확실히 거취가 결정된 상태는 아니었다. 그냥 안부를 묻고 대답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단장님 연락이 다시 왔는데 하루이틀 만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LG가 나를 정말 필요로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점이 가장 고마웠다. LG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 LG가 왜 이호준 코치를 영입했을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리더십에 대해 많이 말씀하셨다. 그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신 것 같다. 내가 어떻게 한다기보다는 그동안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않겠나. 선수들 밥 많이 사주고 어마어마한 소통이 필요할 것 같다. 단장님이 밥 먹는 건 지원해 주신다고 했으니 자비를 털어서라도 지원해 주시지 않겠나(웃음).”

- NC가 1군 리그 진입할 때 FA(프리에이전트)로 옮긴 뒤 은퇴 후에도 NC에서만 지도자를 했다. 팀을 옮기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맞다. 2017년 은퇴할 때까지 선수생활을 할 때 후배들이 잘 따라줬고, 일본 요미우리에서 1년간 연수한 뒤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NC에서 코치를 했는데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그 공도 내가 많이 받았다. 어쩌면 NC에서는 다 아는 선수들이니까 편하게 코치 생활을 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LG에서 코치 제의를 해줬다.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었던 시기에 내 발전을 위해서도 다른 팀으로 옮길 필요도 있다고 판단했다.”

- LG에서 타격코치를 맡는 걸로 알고 있다. NC는 눈 감고도 선수 성향이나 특성을 잘 알지만 LG 선수들은 처음 만나는 선수들이 대부분일 텐데.

“그렇다. 그동안 같은 팀에서 함께한 선수는 없다. 조인성 코치와 김경태 코치만 SK 시절 함께한 인연이 있다. 김현수 등 베테랑 선수들은 내가 선수를 하던 시절부터 오랫동안 봐 왔고 1루에서 만나면 인사를 자주 해 어색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어린 선수들은 잘 알지는 못한다. 야구하는 모습은 봤지만 성장하는 과정이나 스토리, 성향, 성격 등을 잘 모른다. 기술적인 파악이 아니라 그런 쪽으로 먼저 접근해야 할 것 같다.”

- 밖에서 본 LG 선수들은 어떤 느낌이었나.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진영이나 정근우 등 LG에서 경험한 후배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자신들도 밖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하더라. 선수들이 훈련도 열심히 하고 예의 바르고 순수하다고 하더라.”

- LG 타자들의 장단점은 어떻게 보고 있나.

“장점을 말하자면 공격적이다. 두려워하지 않는 스윙을 하더라. 자기 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많다는 건 분명 긍정적이다. 올해 외국인타자 문제와 부상자들이 많이 나오는 등 운이 좀 없었던 게 사실이다. 왼손타자가 많다 보니 상대 팀의 표적 등판에 걸리기도 하고, 수비 시프트에도 많이 걸렸는데 그런 부분도 극복 가능하리라고 본다. 배팅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인 팀이다. 잠재력 있는 선수들도 많다.”

- ‘인생은 이호준’이라는 말이 있는데.

“아직 유효하다. LG에서 한번 더 멋진 인생에 도전해 보겠다.”

- ‘로또준’이라는 별명도 있지 않나.

“그건 졸업하고 싶은데…."

- ‘LG가 이호준 로또 맞았다’는 그런 뜻이면 좋지 않을까.

“그런 뜻이면 괜찮겠다. 하하. 완전히 새로운 마음으로 LG에 온 만큼 나도, LG도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