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 여제' 김연경이 "세르비아전이 사실상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 여자 배구는 도쿄올림픽에서 예상치 못한 깜짝 성적을 거뒀다.
[스포티비뉴스=도쿄, 정형근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3)이 태극마크와 작별을 밝힌 공동취재구역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세르비아전 이후 온몸에 힘이 풀린 김연경은 "머릿속이 하얗다"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김연경은 만 17세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15년 이상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을 이끌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배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라고 밝힌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뛸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배구협회와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사실상 이번 경기가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였다"고 밝혔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눈물을 흘린 김연경은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는 단어를 입에서 꺼냈다. 

도쿄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공언한 김연경은 후회 없이 해냈다. 세계 4위 터키를 꺾고 '4강 진출'의 기적을 썼다. '우승 후보' 브라질과 세르비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값진 4위'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팀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하고, 사진을 찍으며 기록에 남겼다. 눈시울이 붉어져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김연경은 "모든 순간이 힘들었다. 같이 고생한 친구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정말 많은 관심 속에서 대회를 치렀다.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김연경에게 "평소와 달리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고 말하자 그는 "죄송하다. 머릿속이 하얗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냥 좀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라스트댄스는 막을 내렸다. 한국 여자 배구는 예상치 못한 '최고의 성과'를 내며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 여자 배구는 김연경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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