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헌이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뼈 있는 수상소감을 말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과장된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겼다"

영화인들의 축제 제37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열린 가운데, 이날 영화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병헌에서 신인남우상의 영광을 안은 '동주'의 박정민까지 수상자들이 다양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때로 웃기고, 때로 씁쓸함을 안긴 스타들의 수상소감을 모아봤다.


◆ 이병헌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렸다"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청룡영화상 후보에만 7번째 올랐던 그는 이날 처음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병헌은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 이런 기분이구나"라고 운을 뗐다. 이어 수상소감을 말하던 중 "시나리오를 읽고 재밌지만, 과장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긴 것 같다"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 시국에 대해 언급했다.

▲ '청룡영화상'에 참석한 박정민-이유영-김태리-곽도원-라미란-김혜수(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한희재 기자, SBS 방송화면 캡처

◆ 박정민 "70년 후 살아갈 사람들을 위해…부끄럽지 않도록 활동할 것"


배우 박정민은 윤동주의 일생을 그린 영화 '동주'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박정민은 떨려하면서도 진지하게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박정민은 "지금 이 순간 70년 후 살아갈 많은 사람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많이 깨닫고 있다"며 "나라가 많이 어수선한데, 대한민국 국민이자 배우로 송몽규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 활동하겠다"고 깊이있는 소감을 전했다.

◆ 이유영 "김의성 선배님, 때려도 되나요?"


지난해 청룡 신인여우상을 받은 배우 이유영은 이날 김의성과 신인여우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이유영은 김의성에게 영화 '부산행' 속 캐릭터를 언급하며 "영화 보는 내내 화가 났다. 왜 그러셨냐? 한 대 때려도 되냐?"고 말했다. 이에 김의성은 "많은 분들이 때리고 싶어 하신다. 미인이니까 맞겠다"고 답했고, 이유영은 장난스럽게 김의성에게 주먹을 날렸다.

◆ 김태리 "귤 까먹으면서 보던 청룡영화상인데…"

김태리는 '아가씨'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을 위해 무대에 오른 김태리는 "항상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으며 시청하던 청룡영화상에서 상을 줘서 감사하다"며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김태리는 울먹이면서도 "올 겨울 많이 추울 것 같은데 따뜻하게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 김혜수 "'우리들' 윤가은 감독, 감독상 자격 있다"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은 '우리들' 윤가은 감독이 수상했다. 트로피를 받은 윤가은 감독은 "죄송, 아니 감사하다"며 떨리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청룡영화상 MC 김혜수는 "죄송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들'은 안 본 분들이 찾아서 봐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다독여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 라미란 "격정멜로 준비해주세요"

최다관객상 시상에 나선 라미란은 함께 시상하게 된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에게 "드레스 입은 모습 보니 어떠냐"고 물었고, 윤제균 감독은 "여기 예쁜 여배우들이 많지만 라미란이 오늘 제일 예쁘다"고 칭찬했다. 이에 라미란은 "더 분발해서 예뻐질테니 격정멜로 준비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 곽도원 "아수라장이다"

영화 '곡성'으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에 오른 곽도원은 쿠니무라 준과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긴장한 그는 큐카드를 보며 연신 "아이구야, 이게 다 몇 장이냐, 언제 다 하냐"며 쩔쩔매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계속된 실수에 그는 "아수라장이다"라고 셀프 디스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 '청룡영화상'에 참석한 이선균-손예진-김원국 대표-쿠니무라 준-오달수(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한희재 기자, SBS 방송화면 캡처

◆ 이선균 "아픈 전혜진, 다 내 탓…앞으로 잘할게"

이선균은 지난해 '사도'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내 전혜진을 대신해 이성민과 함께 시상에 나섰다. 이선균은 "전혜진씨가 몸이 많이 안좋아져서 병원에 입원했다"며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참석을 만류했다. 전혜진이 아픈 것이 내 탓이라며 책임지라더라. 그래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내 탓이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잘 할게"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 손예진 "죽을 때까지 예뻤으면 좋겠어요"

손예진은 '덕혜옹주'로 인기스타상을 수상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인기상 받아서 좋다"고 말했다. MC 유준상이 '덕혜옹주' 속 분장에 대해 말하며 언제까지 예쁘고 싶냐고 묻자, 손예진은 "죽을 때까지 예뻤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오달수 "이 비주얼에 (요정이) 가당하기나 하냐"

오달수는 이동휘와 남우조연상 시상을 위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동휘는 "1천만 요정 오달수가 1억 요정으로 업그레이드 됐다"고 운을 뗐고, 이에 오달수는 "날지 못하는 요정이다. 이 비주얼에 가당하기나 하냐"고 안절부절못했다. 이동휘는 "관객 향해 큰절 한번 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달수는 망설임 없이 큰절을 해 박수를 받았다.

◆ 쿠니무라 준 "예전부터 한국영화 좋아해…송강호 존경한다"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은 '곡성'에서 호흡을 맞춘 곽도원과 기술상 시상에 나섰다. 그는 긴 한국어 인사말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쿠니무라 준은 "청룡영화상에 초대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예전부터 나는 한국영화를 좋아했다"고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이어 "'살인의 추억' 송강호를 존경하고 있다"며 "'린다 린다 린다' 배두나도 팬이다"고 말했다.

◆ 김원국 대표 "이 시국에 '내부자들'이 최우수작품상을 받는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은 '내부자들'이 수상했다. '내부자들' 제작자 김원국 대표는 "지금 이 시국에 '내부자들'이 최우수상을 받는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건강한 대한민국이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생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 감사하다"고 뼈 있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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