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만난 산재나, 산하, 파올라, 수사나, 클레어, 섀넌. 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장진리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공연장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스타디움 앞은 아침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내리쬐는 햇볕만큼이나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아미(공식 팬클럽)'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27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은 LA 소파이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 포문을 연다. 이번 콘서트는 방탄소년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 여는 오프라인 공연으로 의미를 가진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LA를 찾는 것은 2019년 5월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이다. 2년이 넘는 기다림의 시간 끝에 마침내 다시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만나게 된 팬들은 감격에 환호했고, 고마움에 눈물을 보였다.

워싱턴 DC에서 온 산재나(21), LA에서 살고 있는 산하(27),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파올라(24), 캘리포니에서 온 수사나(21), 클레어(25), 섀넌(27)은 마침내 방탄소년단을 만나게 된다는 감격에 뭉클해했다.

고려대학교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 꽤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하는 파올라는 박보검의 '소개'로 방탄소년단에 '입덕'했다. 박보검의 팬이었다는 그는 어느날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소개하는 박보검의 트위트를 읽고 우연히 '봄날'을 들었다가 방탄소년단에게 빠져 들었다.

파올라는 "코로나19 시기에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하지 못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올려줬다. 방탄소년단의 영상을 보면서 코로나19로 힘들었을 때 정말 큰 힘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에게 받은 사랑만큼 나 역시 돌려주고 싶다"고 눈물을 보였다.

자신들의 이야기로 모두를 위로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탄소년단 노래 가사는 해외팬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한글을 이해할 수 없어도, 해외 아미 역시 방탄소년단에게 위로받고 공감받는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이 정말 멋있다. 음악 역시 정말 좋다"라고 입을 모았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은 셀 수 없이 많이 있지만, 역시 완벽한 라이브와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는 방탄소년단을 전 세계를 호령하는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만든 동력이다. 글로벌 아미 역시 방탄소년단의 무대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사나는 "원래 에픽하이 팬이라 K팝을 접할 일이 많았다. 그런데 2018년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를 보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아미가 된 사연을 전했고, 미국의 방송국 ABC에 근무 중이라는 클레어는 "'굿모닝 아메리카' 표를 회사에서 우연히 받아서 방탄소년단을 보게 됐는데, 보자마자 '오 마이 갓'을 외쳤다"고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영접'한 후 아미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팬들은 자신들이 방탄소년단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만큼이나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느낄 감격과 흥분에 무게를 뒀다. 방탄소년단이 기쁘면, 아미도 기쁘다는 것이다.

섀넌은 "아미도 신나지만, 일단 오프라인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방탄소년단 멤버들 역시 신난 것 같아서 제가 오히려 더 기쁘다"고 했고, 수사나 역시 "방탄소년단의 여러 인터뷰를 보면서 얼마나 공연을 하고 싶었는지 직접 느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운이 좋아 정가에 공연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서 있기만 해도 지금 공연 가격의 세 배는 줄 수 있다. 1만 달러(한화 1196만 원)를 준다고 해도 이 티켓과는 바꿀 수 없다"고 했다. 파올라는 "실제로 방탄소년단 티켓을 팔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기도 했다. 4배 이상 쳐주겠다고 했지만, 절대 팔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아미'는 방탄소년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방탄소년단의 엄청나게 견고하고 끈끈한 팬덤인 아미의 특징 중 하나는 좋은 것, 그러니까 방탄소년단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만난 앨레나, 오를레, 아테나, 빈스. 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필리핀 출신으로 LA에 거주하고 있는 오를레(33)는 남편에 이어 사촌의 친구들까지 아미를 만든 '영업왕 아미'다. 여기에서 '영업'이란 팬이 되도록 열혈 소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를레 사촌의 친구인 아테나(48)는 그의 영업으로 방탄소년단과 사랑에 빠졌고, 이제는 콘서트 직전 맞이한 생일에 "방탄소년단이 내 선물"이라고 기뻐하는 '찐 아미'가 됐다.

역시 오를레의 추천으로 방탄소년단에 빠져 들었다는 앨레나(48)는 이번 콘서트를 위한 단체티까지 직접 만들었다. 첫날에는 '퍼미션 투 댄스' 콘셉트에 맞춰 오렌지 색깔로 결정했다. 3일간 이번 콘서트를 보는데, 그때마다 다른 색깔의 단체티를 입을 예정이라고 뿌듯해했다.

오를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두 유 노 BTS'를 외친다"며 "늘 온라인에서만 방탄소년단을 만나왔는데, 직접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너무너무 기대가 된다"고 설레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남편 빈스는 트와이스 팬이지만, 이번 콘서트를 맞이해 '일일 아미'로 변신했다. 오를레는 "이번에 함께 방탄소년단을 보고, 다음에는 함께 트와이스를 보기로 했다"고 상부상조 팬심을 자랑했다.

▲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만난 안젤리나 모녀. 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텍사스에서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LA로 날아온 안젤리나(16)와 그의 엄마(52)는 한국의 전통 부채를 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안젤리나의 엄마는 딸이 틀어둔 노래를 듣고 우연히 K팝을 접하게 됐고, 이제는 모든 K팝을 사랑하는 'K팝 러버'가 됐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물론, 모든 K팝을 좋아한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의 진, 정국의 팬이라는 두 모녀는 "원래 '맵 오브 더 솔 투어'를 보려고 했는데 취소돼서 속이 상했다. 3년 가까이 기다린 것 같은데 너무 행복하다"며 공연을 본 후 곧바로 텍사스로 다시 돌아가는 빡빡한 여정에도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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