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은 두산 정수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아니다. 김인태가 주전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7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정수빈(31)의 선발 제외가 상대 선발 좌완 오원석 때문이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지금 당장의 주전 외야수는 김인태(27)라고 선을 그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정수빈의 타격감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배팅 감이 좋으니 (김)인태가 당분간 선발로 나간다. (정)수빈이는 몸은 정상인데 타격감이 워낙 안 좋다”면서 “당분간은 인태가 나간다”고 덧붙였다. 사실 정수빈이 빠지면 두산의 외야 수비가 다소 헐거워진다. 아무래도 공격에 특화되어 있는 김재환이 좌익수로 나서는 탓에 중견수의 수비 범위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두산이기도 하다. 김 감독도 이를 안다. 그럼에도 “타격에서 타이밍이 전혀 안 맞기 때문에 그렇다”고 재차 확인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6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정수빈은 올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내려가기 전부터 타격이 좋지 않았던 정수빈은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해 5월 13일 1군에 재등록됐으나 아직도 100% 타격감이 아니다. 정수빈의 올 시즌 14경기 타율은 0.138에 머물고 있다. 제아무리 수비가 좋아도 이 타율로는 주전으로 쓰기 어렵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반면 계속 백업 신세에 머무르던 김인태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타율 0.291을 기록 중이다. 타격과 공격 생산력에서 제법 큰 차이가 난다. 여기에 현장이 보는 눈도 있다.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타격 타이밍에서 정수빈보다는 김인태에 더 기대를 걸 만하다는 것이다. 물론 정수빈이 공격형 외야수라서 지금까지 주전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전으로 나가려면 기본적인 타율은 받쳐줘야 한다. 김 감독은 이 명제를 명확히 했다고 볼 수 있다. 

FA 계약 첫 해를 의욕적으로 시작하려고 했던 정수빈으로서는 다소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정수빈에 대해 “타격 사이클이 조금 안 좋을 때는 많이 안 좋은 경향이 있다. 에버리지가 그렇게 높은 선수는 아닌데, 초반에 안 좋으니 급하게 덤비는 경우가 있다”면서 “잘하고 있는 선수를 빼고 내보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본인이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은근슬쩍 숙제를 줬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하라는 이야기와 궤가 같다.

김 감독이 정수빈을 전력 외로 구분한 건 아니다. 김 감독은 분명히 “수빈이가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비나 발은 사실 슬럼프가 별로 없다. 결국 방망이고, 숙제는 정수빈이 스스로 풀어야 한다. 다소 냉정하게 말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상적인 정수빈을 가장 기다리는 이는 어쩌면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다. 보름 뒤에는 어떤 구도가 그려지고 있을지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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