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험난한 일본 데뷔 무대를 보내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 ⓒ한신 구단 SNS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성공의 큰 꿈을 품고 일본 무대를 밟은 멜 로하스 주니어(31·한신)가 시작부터 위기에 몰렸다.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최악의 성적을 내자 한신 팬들의 마음도 돌아서기 시작했다. “2군에 가라”는 댓글이 상당수라는 건, 로하스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올해 한신과 2년 계약을 맺은 로하스는 5월 8일 요코하마전에서 일본 무대 첫 경기를 가졌으나 그 후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요미우리전까지 5경기에서 20타수 무안타 1타점 7삼진 1볼넷을 기록 중이다. 20번의 타격 기회에서 안타 하나도 치지 못했다는 건 차라리 충격이다. 야노 아키히로 한신 감독은 “타이밍적으로 전혀 맞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팬들도 열이 났다. 기대를 모았던 로하스가 구단 외국인 역사상 최악의 출발(종전 저스틴 보어, 개막 후 18타수 무안타)을 보이자 당연히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야후재팬’에서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팬들은 대다수가 혹평을 내렸다. 물론 팬들의 의견이 구단의 시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로하스가 곤경에 처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좋아요’ 1234개를 받은 한 댓글에서는 “한국의 강타자가 일본에서 통하지 않고, 일본의 강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준 차이는 분명 있지만,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꼭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다면서 적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였다. 또 한국이 타고투저라면서 일본과 전혀 다른 환경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1288개의 좋아요를 받은 댓글을 작성한 팬은 “로하스가 나오면 (팀 타선의) 열기가 달라진다. 이제 한계가 아닌가”며 로하스의 출전이 오히려 한신 타격을 망친다고 지적했다.

“1군은 조정의 장소가 아니다”, “이제 스스럼없이 로하스를 2군으로 보낼 수 있다”, “2군에서 너무 빨리 올렸다”, “2군으로 가도 선수가 납득할 것”, “로하스가 타선의 흐름을 끊는다”, “2군에서 더 확고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로하스를 2군으로 보내야 한다는 댓글이 상당히 눈에 많이 띄었다. 많은 팬들이 공감하고 있을 정도로 로하스는 현재 안타를 칠 수 있는 타격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취업비자 제한으로 입국 자체가 늦었던 로하스다. 입국 후 서둘러 2군에서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1군의 벽은 높은 모양새다. 여기에 마르테와 샌즈라는 두 외국인 투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로하스의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로하스는 지난해 KBO리그 MVP 출신이다. kt의 2년 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한신의 손을 잡았다. 조건도 조금 더 좋았지만,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기필코 이루겠다는 의지가 일본행을 이끌었다. 아무래도 일본이 한국보다 더 주목받는 리그이기 때문이다. 로하스도 면도도 하고, 휴일 특타를 자청하는 등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시작이 꼬였고, 로하스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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