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1승)이자 메이저리그 데뷔 첫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74에서 2.73으로 약간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는 3-5로 역전패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입단 후 선발 등판한 12경기에서 패배 없이 4승을 챙기고 있었다. 김광현은 물론 팀도 12경기 동안 패한 적이 없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소속 투수로 역대 데뷔 직후 무패 행진 최다 신기록을 작성하며 '승리 요정'으로 활약했는데, 이날 첫 패배로 신기록 행진이 중단됐다.
1회 시작부터 놀란 아레나도가 선취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2점 리드를 안겨줘 시즌 2승과 가까워지는 듯했다. 김광현은 3회까지 10타자에게 공 49개를 던지면서 무실점으로 순항하고 있었다. 김하성과 3회 첫 맞대결에서는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싸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며 웃기도 했다.
2-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를 3루수 아레나도의 송구 실책으로 내보내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는 2루수 병살타 코스로 유도했는데, 2루수 토미 에드먼이 1루주자 마차도와 부딪혀 넘어지는 바람에 병살로 이어지진 않았다. 1사 1루에서 토미 팸의 볼넷과 오스틴 놀라의 중전 안타로 1사 만루 위기까지 이어졌다.
끝내 스스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사 만루에서 투쿠피타 마르카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2-1이 됐다. 다음 타자는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또 한번 풀카운트까지 버텼고 6구째 직구를 지켜보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2-2 동점이 되면서 세인트루이스 벤치가 움직였고, 김광현은 결국 헤네시스 카브레라와 교체됐다.
카브레라는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패트릭 키블러핸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3으로 뒤집혔다. 이어 이반 카스티요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줘 2-4까지 벌어졌고, 김광현의 실점은 4까지 불었다.
다음은 김광현과 일문일답.
-계속해서 이닝 길게 끌고 가야 했는데.
감독한테 믿음을 심어줘야 할 것 같다. 투구 수가 계속 적은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런 점에서 신뢰를 주지 못한 게 내 탓인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긴 이닝을 던지려고 노력할 건데, 적은 투구 수로 이닝을 끝내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4회는 제구가 안 됐다고 했는데, 어떤 게 문제였던 것 같은지.
그냥 조금 제구가 많이, 그 전에도 평소보다는 잘 되지 않았다. 4회에 많이 흔들렸고,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으면서 멘탈이 흔들린 것 같다. 실책도 나오고, 수비 방해라고 생각한 것도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4회에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면서 경기를 이기고 싶다는 욕심이 컸다. 팀이 2연패였고, 세인트루이스로 돌아가는 날이라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볼넷이 부담이 됐을까.
볼넷이 요즘 많아지고 있었다. 아마 내 생각이지만, 직구가 카운트가 조금 덜 들어가는 것 같아서 그 점이 아쉽다. 앞으로 다음 주에는 이틀 정도 경기가 없는데, 언제 던질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밸런스를 조금 더 잡아서 직구 제구를 개선해야 할 것 같다.
-4회 내준 볼넷 3개 가운데 처음 볼넷은 영점이 안 잡혔고, 마지막 볼넷 때는 제구가 조금 잡힌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때 잡았다면 더 던질 수 있었을까.
이닝에 볼넷을 3개나 줬고, 연속 타자 밀어내기 볼넷을 줬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는 무조건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감독이어도 바꿨을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간에 볼넷 주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아쉬웠다. 다시 영상을 확인해보겠지만, 그 상황 만큼은 스트라이크 콜이 아쉬워서 흔들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17일) 경기를 잊어버릴 것인지, 복기할 것인지.
오늘 경기에서 짚어야 할 점은 짚어야 하고, 사실 300승한 투수도 150패는 한다. 이제 1패고 너무 늦게 패가 나왔다 사실은. 부담감을 내려놓고 경기를 편하게 즐기면서 하고 싶다. 너무 그동안 이기기만 했다. 팀이 져서 아쉽지만, 이제 첫 패고 앞으로 이길 날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면서 할 생각이다.
-마차도 주루 방해 판정이 안 나오면서 템포가 끊어졌나.
내 잘못이다. 4회에 흔들린 점은 많이 아쉽다. 내 생각에는 수비 방해가 아닌가 했다. 그것 때문에 템포가 끊겼다고 하면, 감독이 나와서 항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김하성과 맞대결한 느낌은.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샌디에이고 점수 패턴이 하위 타선이 살아나가서 1,2,3,4번 타자에게 몰아줘서 해결하는 식이었다. 하위 타선에 볼넷을 내주면서 2경기 연속 안 좋은 경기를 했다. 그걸 막고자 하위 타선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2번째 타석에서 아쉽게 볼넷을 줬지만, 경기는 1~4번 타자에게 점수를 주지 말자고 생각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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