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을 인종차별적으로 희화화한 칠레 코미디쇼. 출처| 칠레 방탄소년단 팬클럽 트위터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칠레의 한 TV 코미디쇼가 그룹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인종차별적인 코미디를 했다가 사과했다.

칠레 지상파 채널 메가TV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음이 상한 모든 이들에게 공감하면서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지난 10일 방송된 메가TV의 코미디쇼 '미 바리오' 중 한 코너였다. 토크쇼에 5명으로 이뤄진 보이밴드가 출연한 설정으로 코미디를 시작한 이들은 진행자가 소개를 부탁하자 한 멤버가 '김정은'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머지 멤버들이 '김정-도스(2)', '김정-트레스(3)', '김정-콰트로(4)' 등으로 이름을 소개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름의 영어 표기 중 은(Un)이 '1'을 뜻하는 스페인어와 같다는 것을 활용한 것. 진행자가 다시 진짜 이름이 뭐냐고 묻자 그제서야 이들은 뷔, 정국, 제이홉 등 멤버들의 이름을 대면서 방탄소년단을 패러디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한국어를 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멤버 중 한 명만이 "할 수 있다"고 답했고,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을 했다. 해석이 필요하다고 하자 "나 백신 맞았다"라는 뜻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웃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칠레의 방탄소년단 팬들을 중심으로 격한 비난이 쏟아졌다. 최근 아시아계, 아시아·태평양계 혐오와 혐오 범죄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이 코미디 역시 인종차별적인 경솔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확산됐다. 

결국 메가TV는 성명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어떤 집단도 모욕하거나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며 "계속 개선하고 배우고 귀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시안 차별 규탄에 연대하며 목소리를 냈다. 멤버들은 공식 SNS를 통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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