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새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해 달라고 SK 구단에 말씀 드렸는데 기꺼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팀에서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몇 년 간 퓨처스리그를 휘어잡은 좋은 타자. 그러나 박정권(34)이라는 확실한 주전 1루수가 있는 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제는 넥센 히어로즈에서 1군 출장 기회를 노리게 된 좌투좌타 1루수 박윤(27)이 1군에서도 성공하고 싶다는 뜨거운 열의를 비쳤다.

넥센은 22일 “SK에서 웨이버 공시된 1루수 박윤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4라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박윤은 KBO 리그 초대 신인왕(1983년) 박종훈 현 고양 다이노스(NC의 퓨처스팀) 이사의 아들이다. 상인천중 2학년 때 문학구장에서 홈런을 쳤을 정도로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 받은 유망주다.

그러나 SK에서는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올해도 퓨처스리그에서 78경기 타율 0.348 16홈런 68타점으로 한결 강력해진 장타력을 뽐냈으나 정작 1군에서는 17경기 타율 0.111(27타수 3안타)에 그쳤다. 기회가 많지 않았던 가운데 지난 9월 13일 마산 NC전에서 실책으로 본의 아니게 역전패 빌미를 제공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원래 SK는 박윤을 2016년 시즌에도 등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 본인이 기회를 얻기 위해 방출을 요청했고 SK 구단에서 이를 받아들여 웨이버 공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했다. 박윤은 “넥센에서도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 주셨다. 기대가 크다고 말씀하셔서 자신감과 책임감도 부쩍 높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윤의 아버지인 박 이사와 현대 코치와 프런트, LG 코칭스태프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박윤의 넥센행으로 염 감독은 아버지에 이어 그 아들과도 한 팀에서 만나게 됐다. 박윤은 “염 감독님은 아직 뵙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거듭 감사 드린다고 전하고 싶다”며 고마운 마음을 다시 이야기했다.

박병호의 이적으로 넥센 1루는 오른손 장타자 윤석민(30)이 차지할 예정. 그러나 윤석민의 경우 코너 내야 수비 때 강습 타구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한 명의 1루수 장영석도 아직은 미완의 대기다. 박윤은 왼손 타자이자 1루수로서 윤석민과 번갈아 출장할 수 있다. SK에 있을 때보다 1군에서 출장 기회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SK의 야구도, 넥센의 야구도 모두 다를 것이 없는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제 선수 생활의 마지막 팀이라는 생각을 갖고 간절한 마음과 의욕으로 달려들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넥센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SK 시절 박윤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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