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팀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문광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문광은(33)은 두 가지를 이야기했다. 하나는 3년간 몸담았던 팀 구성원 및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였다. 두 번째는 현역 연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각오였다.

LG는 7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소속 선수 11명의 방출 소식을 알렸다. 우완 문광은도 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2010년 SK의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은 문광은은 지난해 2018년 SK와 LG의 트레이드(문광은↔강승호) 당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불펜이 문제였던 LG에 적잖은 힘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에는 32경기에서 33이닝을 던지며 1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4.09로 나름 좋은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트레이드 효과가 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는 1군 4경기 출전에 그쳤다. 1군 콜업 기회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결국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2군 성적은 뛰어났다. 문광은은 올해 퓨처스리그(2군) 25경기에서 25이닝을 던지며 8홀드 평균자책점 2.52의 호성적을 거뒀다. 특히 후반기 성적이 워낙 좋았다. 7월 24일 SK전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12경기에서 자책점이 하나도 없었다. 1군에서 기회가 없었을 뿐 2군에서는 차근차근 구위가 좋아지는 흐름이었던 것이다.

문광은은 “LG에 처음 왔을 당시 어깨가 조금 좋지 않아 팔이 내려왔다. 하지만 최근 이를 다시 높였다. 팔이 올라가고 변화구의 각이 괜찮아졌다”면서 “던지고자 하는 곳에 정확히 던지게 되니 자연스럽게 결과가 따라왔다”고 후반기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몸 상태도 아주 좋은 편이다. 올해 1군 출장이 적었던 것은 적어도 부상 등 몸 상태의 문제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문광은은 SK 시절 선발로도 뛰었던 선수다. 최고 140㎞대 중반대의 패스트볼, 그리고 여러 변화구를 던질 수 있고 중간에서 언제든지 1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 아직 나이도 만 33세. 올해 후반기 흐름이 좋았던 만큼 롱릴리프 및 베테랑 우완이 필요한 팀이라면 충분히 영입을 고려할 만하다. 

떠나는 마음은 미안함 가득이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또 속상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광은은 “어떤 곳보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야구를 했었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좋은 구단,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야구를 한 게 참 행복했다”고 돌아보면서 “경헌호 김광삼 장진용 코치님이 너무 잘해주셨다. 감사드리고 싶다”며 올해 자신을 격려해준 2군 코칭스태프들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광은은 “부산에 내려가서 계속 훈련을 하며 연락을 기다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몸 상태를 꾸준히 이어 가며 앞으로 찾아올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이다. 테스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비록 LG에서의 생활은 이것으로 끝이겠지만, 문광은은 아직 현역을 포기하지 않은 채 차분하게 앞을 내다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