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형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이 7일 마지막으로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정이 들어서 떠난다. 두산 베어스를 잊지 못할 것 같다."

김원형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이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로 마지막 출근을 마쳤다. 김 감독은 7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선수단과 인사를 했다. 투수 조장 유희관이 투수들을 따로 모아 인사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이후 라커룸에서 모든 선수단이 모여 새로운 자리로 떠나는 김 감독을 축하했다. 

김 감독은 6일 SK와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 총액 7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포스트시즌 도중 발표가 난 것도 이례적이었는데, 코치 개편을 선택한 두산의 결정도 파격적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김원형 감독에게 이야기를 들은 뒤 곧바로 프런트와 상의한 끝에 새 보금자리로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1군 메인 코치는 정재훈 불펜 코치가 맡고, 1군 불펜 코치는 배영수 2군 코치가 올라오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선수단과 인사를 마치고 나온 김 감독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배려를 해주셔서 모든 선수들에게 인사할 시간을 바련해 주셨다. 감사하다. 2년 동안 있으면서 두산이라는 팀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그리고 어떻게 보면 코치로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좋은 팀에서 좋은 자리에 갈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투수들과 마지막 인사 때는 조금 더 마음이 쓰였다. 김 감독은 "내 눈에는 아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쉬워하고, 그중에 속 시원하게 생각하는 선수도 있겠지만(웃음). 대체적으로 아쉬워하는 것 같다. 나도 아쉽고. 1, 2년이어도 사람은 그 속에 계속 있으면 정들기 마련이다. 밖에 생활 4년 하다보니 선수들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개념이 아니라 나는 늘 뭘 해야 하는지 선수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마지막에도 운동 열심히 해라. 자기 것 철저히 해야 오래한다 그 이야기를 해줬다"고 밝혔다. 

후임 정재훈 코치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도 남겼다. 김 감독은 "(정)재훈이는 잘할 것이다. 처음은 서툴 수 있지만, 불펜에서 경기를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준비를 해와서 이련 갑작스러운 자리에도 분명 잘할 것이다. (정)재훈이는 두산 마무리 투수를 많이 해서 심장이 다르다. 그런 상황에서도 떨지 않고 준비를 잘해서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본인은 떠나지만, 두산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내가 빠진다고 해서 팀이 흔들리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님이 계신다. 워낙 명장이시고 나도 그 밑에서 많이 배웠다. 내 빈자리는 채워질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다. 두산은 강팀이다. 나 하나 빠졌다고 어떻게 되는 팀이 아니다. 괜찮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산 베어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김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내 인생에서 손 꼽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첫 번째 감동을 느낀 것 같다. 물론 SK에서 선수로 첫 번째 우승을 했을 때도 기쁘긴 했지만, 144경기 결과를 마지막 1경기로 결정한 게 감동이었다. 정이 들어서 떠난다. 정 들려고 하니 떠나는 게 아니라 잊지 못할 것 같다. 지금은 좋은 자리로 떠나지만, 나도 얼마 앞으로도 계속 지도자 생활을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야구 인생에서 두산 베어스라는 팀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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