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정.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그룹 에프엑스 크리스탈에서 배우 정수정으로, 본격적인 연기자 행보를 걷기 시작한 정수정이 스크린 데뷔작 '애비규환'으로 베스트 드라이버, 군인에 이어 도전적인 캐릭터 행보를 이어간다.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은 연하 남친 호훈(신재휘)과의 불꽃 같은 사랑으로 임신하게 된 대학생 토일(정수정)이 결혼 선언을 한 뒤 친아버지를 찾으러 떠난 사이 예비 아빠 호훈이 사라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정수정은 이번 작품에서 당차고 거침없는 매력의 임산부 토일 역을 맡아 영화를 이끌었다.

정수정은 개봉을 앞둔 5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해주시는데 원래 그런 건지, 진짜로 좋아서 그런건지 판단이 안 선다.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다. 개봉을 앞뒀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애비규환'의 임산부 토일 역에 대해 의외로 정수정은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돌 출신이자 젊은 배우로서 임산부 역할을 일찌감치 맡는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정수정은 "놀랐지만 대본을 읽고나선 한 방에 하겠다고 했고 걱정도 되지 않았다. 재밌으니까"라고 말했다.

▲ 정수정.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그 말처럼 '애비규환'은 왠지 모를 아기자기함과 톡톡 튀는 센스가 구석구석 녹아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영화가 이같은 느낌을 갖게 된 것은 젊은 연출자인 90년생 최하나 감독의 영향이 컸다. 최하나 감독에겐 첫 장편 데뷔작, 정수정에겐 첫 스크린 데뷔작인 만큼 두 사람은 '애비규환'을 만들어나가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고 한다.

정수정은 "감독님에 대한 정보가 없이 만났는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아담하고 귀엽다. 나이를 물어봤는데 저랑 세살 차이 밖에 안 나더라. 그런데 '아싸'(아웃사이더)는 '아싸'를 알아보듯이, 눈이 마주쳤는데 약간 비슷했다. 알고 지내다보니 듣는 음악, 먹는 음식, 영화 취향이 다 비슷했다. 정말 너무 친한 친구가 됐다. 서로 의지하면서 '우리가 잘하자.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강한 여성이 되자' 했던 거 같다"며 "임산부 역할이라 감독님과 미팅하면서 잘 먹으러 다녔다. 밥 먹고, 디저트 먹으며 캐릭터를 위해 살도 찌운 셈이 됐다. 평소 하루에 두 끼를 먹는데 그 때는 세네 끼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을 묶은 '아싸'라는 표현 대해 정수정은 "감독님이 저한테 '수정씨 아싸 같아요'라고 하더라"고 폭소를 터트린 뒤 "저는 '인싸'(인사이더)나 '아싸'의 개념이 없었다. 뭔가 성향이 친구도 별로 없는 거 같고, 낯도 많이 가리고, 사람이 많으면 좀 무서워하는 게 있어서 그렇게 보신 거 같다"고 설명했다.

토일은 대책없이 저지르고 보지만 자신의 인생에 주관과 확신이 있는 인물이다. 정수정은 "토일이가 '요즘 젊은 여성'을 대변하는 느낌도 있고 공감이 많이 가서 매력적이었다"며 "토일이가 22살인데 제가 어렸을 때의 느낌도 많이 받았다. 저는 모두가 그런 성격을 한 번씩은 경험했을 거 같다. '내가 제일 당당하고, 똑똑하고, 잘났다'는 생각이 있는 거다. 저 또한 그랬을 거 같다. 영화 안에서도 토일이가 성장하며 실수를 겪곤 하는데 그런 부분도 저랑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 정수정.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에 뛰어든 이후, 정수정의 필모그래피는 유독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신선한 캐릭터로 채워지고 있다. 베스트 드라이버, 군인 역할에 이어 이번엔 임산부다. 의외로 '로맨틱 코미디'는 한 편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수정은 "일부러 남다른 캐릭터를 해야겠다기보다는 전부 제가 본능적으로 끌렸던 작품과 캐릭터였다. '왜 플레이어와 군인과 임산부를 했지?'라고 생각해보면 제가 자꾸 새로운 걸 원하는 거 같다. 그래야 안 질리고 재밌게 할 수 있다. 제가 도전하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제 필모그래피를 보면서 특이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정수정. 제공ㅣ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끝으로 정수정은 배우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목표나 꿈을 물어보시면 항상 대답을 못 한다. 정해놓지 않아서다. 항상 그때그때 열심이, 주어진 것을 잘 하려고 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살았다. 내가 이렇게 좋은 작품을 계속 하고, 뭔가가 쌓여서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다. '이런 얘기가 듣고 싶어'라는 생각은 안해봤다. 듣고 싶다고 들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욕심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앞에 보이면 욕심이 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는 크게 욕심내지 않는다. 기회는 오는거니까, 나에게 좋은 기회가 안 왔으면 나중에는 분명 올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것을 잘 하고 있으면 다 따라오는 거니까. 잘해내고 싶은 욕심은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불어 그룹 에프엑스 시절부터 굳어진 자신만의 '냉미녀' 이미지에 대해서도 "좋은데요 저는?"이라고 웃음을 터트리며 "그 또한 저다. 일부러 만든 건 아닌데 그렇게 봐주신다. 불만이나 이미지를 없애고 싶다는 건 없다. 왜냐면 토일이는 냉미녀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걸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제로도 (그런 면이)있는 거 같긴 하다. 그렇지만 대중이 생각하는 만큼 '냉'은 아니다"라고 웃음 지었다.

이어 "앞으로 제가 어떤 캐릭터를 할 지 궁금해 하셨으면 좋겠다. 어느 작품을 하든 '이것 또한 잘 해낼 거 같다. 믿고 볼까?'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애비규환'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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