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와 계약한 우완 아티 르위키. SK는 르위키의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는 올 시즌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닉 킹엄의 팔꿈치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킹엄은 단 2경기 등판 이후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해 전열에서 이탈했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1선발을 잃은 SK 선발진은 악전고투했다. 가뜩이나 김광현(세인트루이스)과 앙헬 산체스(요미우리)라는 원투펀치의 이탈로 전력이 약화된 선발진이었으니 타격은 더 심했다. SK는 킹엄의 잃어버린 160이닝 이상을,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국내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메워야 했다. 올해 SK의 초반 성적이 최하위권까지 떨어진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로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새 외국인 투수로 계약한 아티 르위키(28)의 계약에 우려를 보내는 시선은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SK는 3이닝 뒤에 숨은 80이닝을 면밀하게 봤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끝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

SK는 31일 르위키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주 계약에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졌고 시즌 종료 후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조건은 총액 7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다.

2014년 디트로이트의 8라운드(전체 250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르위키는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뛰었던 자원이다. 2017년 트리플A 무대로 올라와 2018년까지 2년간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갔다. 

선발로 뛰던 당시에도 평균 92마일(약 148㎞) 정도의 포심패스트볼을 던졌고, MLB에서도 플러스급 피치인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는 유형의 투수다. 불펜에서 뛴 올해 최고 구속은 95마일(153㎞)까지 찍혔다. 선발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체력을 우려할 이유는 없다. 가장 좋은 변화구는 최고 88마일(141.6㎞) 정도에서 형성되는 날카로운 슬라이더다. 존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한다.

공이 아주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비교적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공들의 밸런스가 좋다는 평가다. 안정된 밸런스는 안정된 제구로 이어진다. 좌우 코너워크가 좋다. 실제 르위키는 트리플A에서 선발로 뛸 당시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개를 조금 웃돌았다. 트리플A와 KBO리그 수준을 비교할 때 제구나 커맨드는 기대를 걸 만한 수준이다. 여기에 피홈런이 적은 유형의 선수라는 게 눈에 들어온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규격을 생각했을 때 하나의 이점이 될 수 있다. 투구폼도 까다로운 편이다.

▲ 르위키는 평균 140km 중후반대의 패스트볼에 결정구인 슬라이더, 그리고 안정된 제구력과 낮은 피홈런 비율 등 장점을 두루 갖춘 선수다
볼넷 개수가 적은 선수인 만큼 평균자책점보다 항상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이 낮은 유형의 선수다. 압도적인 맛까지는 아니어도, 안정적으로 이닝을 쌓으며 차분하게 승수를 쌓아가는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사실 빠른 공을 가진 선수가 제구가 되지 않아 고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생각하면 르위키는 비교적 안전한 선택으로 분류된다. ‘기본’은 해줄 수 있는 선수고 자신의 장점을 살린다면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유형이다. SK는 10승 이상을 거두는 2선발을 기대하고 있다.

한 가지 걸림돌은 두 차례의 팔꿈치 수술 경력이다. 가장 근래 수술은 2018년이었다. 재활 탓에 2019년은 모두 날렸다. 올해 복귀했고, 메이저리그에서의 소화 이닝은 2경기 3⅓이닝이었다. 킹엄의 팔꿈치 문제로 한 차례 크게 휘청거린 SK이기에 표면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SK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닝만 3⅓이닝일 뿐, 르위키는 올해 봄부터 시즌 종료까지 소화한 이닝이 80이닝에 이른다. 이것을 다 확인했다”고 자신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마이너리그 경기가 없었다. 이 탓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MLB 로스터 진입을 대기하고 있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구단 훈련 시설에 놔뒀다. 여기에서 계속해서 연습경기를 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하다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곧바로 MLB로 콜업하는 시스템이었다. 

르위키는 이 연습경기에서 계속 선발로 뛰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경기나 공식 경기가 아닌 탓에 팬들의 시선에서는 완벽하게 가려진 경기였지만, 르위키는 계속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었던 셈이다. SK는 이 경기들을 지켜보고, 리포트를 수집하고, 또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몸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활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봄부터 지금까지 80이닝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상이 있다면 MLB 경기에서 그 정도 구속이 나올 리도 없었다. 2019년 1년의 재활, 그리고 올해 80이닝을 던지며 몸을 예열했다면 내년에는 규정이닝을 무리 없이 던질 수 있다는 분석의 흐름은 적절하다. 이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기대를 모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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