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왼쪽)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감독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이 창단 첫 정규시즌 1위 확정을 눈앞에 두고 올해를 되돌아보며 한 말이다. NC는 22일 현재 81승52패4무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승만 더하면 다른 팀의 성적과 상관없이 자력으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다. 2011년 3월 창단 후 10년 만에 쓰는 구단의 새 역사다. 

이 감독은 NC의 10년 역사를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은 인물이다. 2011년 말 강진에서 진행한 첫 가을캠프부터 코치로 함께했다. 수비 코치로 경험을 꾸준히 쌓으며 데이터 이해와 선수와 소통 등 여러 요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NC는 2018년 구단 역대 최저 승률 0.406(58승85패1무)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경문 제1대 감독이 시즌 도중 사퇴한 터라 빠르게 팀을 재정비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NC는 창단 첫해부터 함께한 당시 이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감독은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총액 6억 원 계약서에 사인하며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는 

이 감독 체제에서 NC는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 감독의 표현을 빌려 "자존심이 상한" 선수들을 다독이며 2014년~2017년 이후 또 한번의 가을을 꿈꿨다. 구단은 FA 최대어 포수 양의지를 4년 125억 원에 잡으며 통 큰 부임 선물을 했다. 덕분에 NC는 지난해 5위(승률 0.514)로 5계단을 올라선다. NC는 이 감독과 2021시즌까지 2년,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5000만 원에 연장 계약을 진행했다.

올해는 시즌 내내 선두를 유지했다. 전반기는 드류 루친스키-마이크 라이트-구창모, 후반기는 구창모 대신 송명기가 든든하게 선발진을 이끌었다. 루친스키는 18승, 라이트는 11승을 거둬 2017년 제프 맨쉽(12승)-에릭 해커(12승) 이후 3년 만에 10승 외국인 원투펀치를 품었다. 전반기 약점으로 꼽힌 불펜은 트레이드로 문경찬과 박정수를 데려오고, 베테랑 김진성과 임창민이 합류하면서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 나갔다. 

타선의 화력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타율 0.291(4825타수 1406안타), OPS 0.830, 177홈런, 81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만 두산(0.293)에 뒤진 2위고 나머지 지표는 모두 1위다. 나성범(107타점)과 양의지(112타점), 애런 알테어(104타점)가 100타점 트리오로 활약했다. 노진혁, 박석민, 강진성, 권희동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화력에 큰 힘을 보탰다. 

창단부터 함께한 이 감독이 생각하는 올해 NC가 달라진 비결은 뭘까. 이 감독은 "내, 외적으로 동기 부여가 다 같이 잘된 것 같다. 우승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확실했다. 타자들을 보면 거의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다. 투수들도 다 잘했고, 구창모도 마찬가지다. 나도 목표를 설정했고, 그게 하나씩 모여서 승리로 이어지고 좋은 길로 가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부상 선수가 나오거나 팀이 약간 어려울 때는 새로운 선수들 나오면서 채워줘 활기차고 에너지를 얻어서 갔다. 그게 가장 달라진 점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 사람의 힘으로는 안 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선수들이 시너지를 내서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 코치진도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 감독 혼자 할 수는 없다. 코치들도 다 잘 도와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년 멤버 박민우, 나성범, 노진혁, 김진성, 원종현 등과 10년째 함께한 게 이 감독에게 큰 힘이 되기도 했다. 그는 "처음부터 고생한 친구들이다. 그 선수들을 잘 알아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말하지 않아도 아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있으면서 선수들 성향이나 야구 외적인 점도 알 수 있는 게 많다. 그런 게 팀 운영에 도움이 된다. 사실 감독이 야구 이야기하면 선수들은 안 좋아한다. 질책밖에 안 된다. 선수들과 야구 외적인 이야기를 조금 더 이야기하려 하는데, 선수들을 잘 알아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이 팀에 오래 있다 보니까 그런 점은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감독으로서 프런트에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냈다. 이 감독은 "나도 단장님이랑 싸운다. 프런트에서 이야기할 점, 현장에서 이야기할 점은 분명히 한다. 우리 팀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 맞춰 가야 한다. 싸운다기보다는, 서로 할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장 최고 수장이 이야기하니 단장님이 많이 받아주시고, 그래서 서로 불협화음 없이 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배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감독과 코치, 선수, 프런트가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정상에 설 기회를 얻었다. "감독 혼자" 이룰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 감독이 하나의 목표를 보고 달려갈 수 있도록 힘쓴 것은 분명하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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