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최근 2주 사이 중위권 순위표가 대폭 바뀌었다. 7월 31일까지 4위를 달리던 KIA 타이거즈가 13일 현재 5위로 내려갔고, 그 자리를 LG 트윈스가 대신 차지했다. 그리고 6위 kt 위즈와 7위 삼성 라이온즈가 한 계단씩 내려앉은 사이 8위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6연승을 앞세워 6위까지 올라섰다.
모처럼 5개 구장에서 모든 경기가 열린 12일은 허리 다툼의 경쟁 구도를 제대로 보여준 하루였다. 잠실 LG-KIA전에서 만약 KIA가 이길 경우 반게임 차이로 4위 LG를 제칠 수 있었다. 반대로 KIA가 지고, kt가 홈에서 SK 와이번스를 꺾는다면 5위 KIA와 6위 kt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었다.
다른 시나리오도 있었다. 롯데가 사직에서 NC 다이노스전에서 승리할 경우였다. 만약 6위 롯데가 이기고 7위 kt가 진다면 둘의 자리는 바뀌게 됐다.
이처럼 복잡한 경우의 수 속에서 지나간 12일. 일단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 현실로 이어진 각본은 롯데의 6위 등극이었다. 롯데는 2-2로 맞선 5회말 전준우의 2타점 결승 적시타와 6회 김준태의 쐐기 만루홈런으로 8-4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같은 날 SK전에서 2-11로 진 kt를 승차 없는 7위로 내려 앉히고 6위로 올라섰다.최근 SK전 9연승을 달리던 kt는 이날 이기면 5위까지 차지할 수 있었지만,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7위로 내려앉았다. 또, 같은 날 삼성은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8-15로 지며 6위 롯데와 격차가 4.5경기로 벌어지게 됐다.
이처럼 롯데의 매서운 상승세 속에서 중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진 가운데 변수는 또 하나 튀어나왔다. 바로 트레이드다.
이날 KIA는 NC와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완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내주고 우완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김태진을 데려왔다. 류지혁과 김선빈 등 주축 내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KIA로선 불펜 출혈을 감수하고 내린 결단이었다. 공백이 가장 큰 내야진을 보강해 5강 싸움에서 힘을 내보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이제 관심은 추후 트레이드 성사 여부로 쏠린다. 올 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15일)이 사흘 남은 현재, 만약 중위권 구단들 사이에서 또 다른 깜짝 맞교환이 나온다면, 5강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변화무쌍한 장마 전선 속에서 다소 어수선하게 반환점을 돌았던 KBO리그. 축축한 물기를 제거하고 본격적으로 점화된 중위권 싸움에서 미소 지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