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강진성이 팀을 살리는 결승타를 때렸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치명적 실책은 까맣게 잊었다. 득점권 괴물로 성장한 강진성(27)이 어김없이 '1깡'을 보여주며 패색이 짙던 경기를 뒤집었다. 선두 NC 다이노스의 저력이다. 

NC는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간 시즌 10차전에서 3-2로 역전승했다. 올해 kt 상대로 거둔 5번째 1점차 승리다. 늘 피 말리는 경기 끝에 웃은 NC는 kt에 상대 전적 8승1무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NC는 5연승을 질주하며 44승19패2무를 기록했고, 2위 두산 베어스와는 6.5경기차로 거리를 벌렸다. 

포수 김태군은 단 한번의 실수로 고개를 숙일 뻔했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와 좋은 호흡을 자랑하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2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한 점도 내주면 패배로 직결되는만큼 어떻게든 틀어막아야 했다. 이때 1루주자 김민혁이 2루를 훔치려 했고, 김태군은 이미 늦었다고 판단하고 도루를 저지하는 시늉만 하고 멈칫했다. 그런데 손에서 공이 빠져나갔다. 공은 3루수 쪽으로 꽤 멀리 굴러갔고, 그틈에 3루주자 배정대가 홈으로 쇄도해 1-2로 뒤집혔다. 경기 흐름을 내준 허무한 실책에 김태군은 한동안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NC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8회초 바뀐 투수 주권을 공략했다. 선두타자 모창민이 우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김태군이 희생번트로 모창민을 3루로 보내며 소임을 다했다. 이어 박민우가 우전 적시타로 2-2 균형을 맞추면서 일차적으로 김태군의 실책을 덮었다. 패전 위기에 놓였던 루친스키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박수 치며 크게 기뻐했다. 

1점이 더 필요한 순간에는 강진성이 나섰다. 강진성은 올해 득점권 타율이 0.404(57타수 23안타), 5홈런, 38타점에 이를 정도로 강렬한 활약을 펼쳐왔다. 

권희동과 나성범이 연달아 볼넷을 얻어 만든 1사 만루 기회. kt 마운드는 김재윤으로 바뀌었다. 애런 알테어는 김재윤을 공략하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2사 만루에서 강진성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기어코 3-2로 뒤집었다. 덕분에 숙였던 고개를 든 김태군은 8회말부터 불펜 배재환(⅔이닝)-원종현(1⅔이닝)의 무실점 투구를 이끌었다. 

▲ NC 다이노스 김태군이 실책 뒤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강진성은 "내 앞에 알테어가 쳐주길 바랐는데, 내 차례까지 와서 내가 꼭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쿠에바스(kt 선발투수)에게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해 이번에는 꼭 하나 치고 싶었고, 직구만큼은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여유를 갖고 타석에 들어서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김태군은 지난 22일부터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안방마님 양의지의 빈자리를 살뜰히 채워주고 있다. 비록 한 번 큰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동료들이 만회해준 덕분에 마지막 순간에는 함께 웃을 수 있었다. 

이동욱 NC 감독은 "타선이 힘을 내 다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고, 불펜 투수들이 마지막까지 잘 버텨줬다. 김태군이 루친스키와 호흡을 잘 맞췄고, 불펜 투수까지 잘 이끌어줘 승리할 수 있었다"며 아낌없는 칭찬으로 김태군을 다독였다. 강팀에서만 나오는 분위기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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