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배정대(왼쪽)는 드림 외야수 부문에서, NC 강진성(가운데)은 나눔 1루수 부문에서 1표 차로 '선수들이 뽑은 올스타'에 뽑혔다. 허경민은 드림 3루수 1위인데, 유격수 부문에서도 6표나 얻었다. ⓒ SPOTV NEWS
KBO 올스타전은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뒤로 지난해까지 38년 동안 46경기가 열렸다. 몇 차례 우천 취소로 일정이 밀린 적은 있지만 올해처럼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적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KBO 일정상 25일 예정됐던 올스타전마저 무산돼 더욱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과 팬들의 공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스포티비뉴스가 준비했다. '선수들이 뽑은 2020 KBO 가상 올스타'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수원 김민경 기자] '선수들이 뽑은 올스타' 투표 결과로 2020년 KBO리그를 읽을 수 있다. 새 얼굴의 등장, 경쟁자 없는 압도적 강자, 그리고 '춘추전국시대'까지 각 포지션마다 다양한 현상이 나타났다. 

스포티비뉴스는 지난주 KBO리그 10개 구단에서 5명씩, 모두 50명을 대상으로 '선·뽑·올(선수가 뽑은 가상 올스타)' 설문조사를 요청했다. 선수들에게 후보 없이 자유롭게 자신이 생각하는 2021년 전반기 양대리그(드림리그, 나눔리그) 포지션별 최고 스타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단 '소속 팀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팀 선수들에게만 투표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즉 투표인단은 50명이지만 만점은 45점이다.

▲ 선수들이 뽑은 2020년 KBO리그 가상 올스타 '톱3'

☆ 투수 세대교체, 선수들의 '표심'이 말한다

불펜은 30대 베테랑이 아닌 20대 중후반 젊은 선수들이 리그를 대표하는 추세다. 시즌 중 1군에 합류한 삼성 오승환을 다시 최고의 마무리로 보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 선수들은 두산 함덕주에게도 오승환만큼 많은 표를 줬다. 

롯데 김원중(28표)의 1위 진입, 함덕주(12표)의 공동 2위 득표는 마무리 투수를 포함한 불펜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중간 부문에서는 SK 김정빈(17표)과 KIA 전상현(28표)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유망주에서 단번에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전한 구창모는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키움 에릭 요키시와 KIA 애런 브룩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 3번째 외야수와 4번째 외야수는 '동급'

3명을 뽑는 외야수 포지션에서는 3위가 치열했다. 드림 외야수 부문에서는 3위 kt 배정대가 25표를 받았고, 4위 두산 박건우가 24표를 받았다. 국가대표 외야수가 늘 미완의 대기로 남아있던 기대주에게 자리를 내줬다. 

나눔 올스타에서는 공동 3위가 나왔다. NC 나성범과 애런 알테어가 각각 24표를 얻었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나선 경기가 더 많다고 보면 실질적인 3위는 500이닝 넘게 그라운드를 누빈 알테어로 볼 수 있다. 단 나성범은 지명타자로서의 경쟁력에서 KIA 최형우(25표)를 넘지 못했다.

☆ 천하삼분, '1깡' 더 받은 강진성

나눔 1루수 부문은 상위 3명이 치열했다. NC 강진성이 17표로 1위, LG 로베르토 라모스와 키움 박병호가 각각 16표를 얻었다. 새 얼굴을 향한 선수들의 관심이 새로운 (가상)올스타를 만들었다. 드림 유격수 부문도 1위와 2위, 2위와 3위의 격차가 좁았다. 두산 김재호가 17표, 롯데 딕슨 마차도가 13표, 삼성 이학주가 10표를 받았다.  

강진성은 "2013년 퓨처스 올스타에 뽑힌 후 처음 선정된다. 내가 보여드린 결과물을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 영광이다. 남은 시즌도 계속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 '유격수 허경민'이 6표, 주전 제치고 4위

야수 중에서는 여러 포지션에서 표를 받은 경우가 나왔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두산 허경민이다. 3루수 부문에서 20표로 SK 최정(13표)과 kt 황재균(9표)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동시에 유격수 부문에서 6표를 받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드림 유격수 부문에서는 모두 5명이 표를 받았는데, kt 심우준(4표)보다 허경민의 유격수 표가 많았다.

☆ 지명타자 득표자 '17명'…현대야구 흐름 따른 변화?

후보를 제한하지 않다 보니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소수득표' 후보들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전문 지명타자가 줄어드는 추세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드림 올스타에서는 공동 2위 kt 유한준 롯데 이대호가 3표를 받은 데 이어 롯데 전준우 2표, 삼성 김동엽 두산 김재환 kt 로하스 SK 로맥이 각각 1표를 득표했다. 표를 받은 선수가 모두 8명이다.

나눔올스타에서는 9명이 표를 받았다. KIA 최형우(25표)가 NC 나성범(9표)을 넉넉히 앞선 가운데, 1루수 공동 2위인 라모스(7표)도 지명타자 부문에서 표를 얻었다. 키움 포수 박동원도 지명타자에서 3표가 나왔다. 이외에 NC 모창민 강진성, KIA 나지완, 키움 서건창 박병호가 1표를 받았다. 나눔 지명타자 부문은 양 팀 전 포지션에 걸쳐 유일하게 '기권표'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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