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한화전 후 자신의 데뷔 첫 홈런공을 들고 있는 KIA 김규성.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23)이 데뷔 시즌 자신의 이름을 조금씩 알려가고 있다.

김규성은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9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장해 4-0으로 앞선 4회 김범수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었다.

2016년 2차 7라운드로 입단한 뒤 올해 처음 1군 문을 뚫은 김규성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베이스를 다 돌아 홈으로 돌아온 그를 팀 동료들은 침묵 세리머니로 반겼다. 이 장면이 인상깊었던 듯 맷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후 "김규성이 홈런 쳤을 때 더그아웃에서 침묵 세리머니를 해준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흐뭇한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 후 구단 운영팀이 외야를 뒤져 찾아낸 홈런공을 손에 쥔 김규성은 밝은 표정이었다. 김규성은 "퓨처스에서도 1개 정도 쳤다. 홈런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 방망이에 (공이) 맞을 때 아무 느낌이 안 났고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넘어가서 놀랐다"고 얼떨떨한 홈런 소감을 밝혔다.

▲ 홈런 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김규성. ⓒ연합뉴스

입단 당시 왜소한 체구로 수비력은 인정받았지만 체력에 보완점이 있던 김규성은 2017년 6월 퓨처스에서 뛰다가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자마자 김기태 감독과 당시 정회열 퓨처스 감독이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자"고 해 2017년 11월 22사단에 현역 입대했다. 그리고 당시 입대는 그의 몸을 바꿔놓았다. 

김규성은 자대 배치 직후 대대장과 면담에서 "운동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대담한 요청을 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했다. 야구 등 운동을 좋아하던 대대장은 흔쾌히 그의 소원을 들어줬고 그는 몸을 키워 지난해 7월 제대할 수 있었다. 현역으로 입대했지만 어떻게든 다시 돌아가 야구를 이어가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담긴 요청이었다.

김규성은 지난해 말 팀에 돌아온 뒤 캠프 때부터 코칭스태프의 눈에 띄기 시작했고 올해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꾸준히 1군 기회를 받고 있다. 지난 6일 주루 중 충돌 부상으로 말소된 김선빈을 대신해 2루수로 나서는 중이다. 올해 1군 성적은 36경기(20경기 선발) 62타수 10안타(1홈런) 5타점 6득점 타율 0.161이다. 

김민우 KIA 수비코치는 "규성이는 수비범위가 넓고 군대 다녀오면서 몸이 좋아졌다. 캠프 때부터 유격수로 계속 나가면서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 항상 긍정적이고 굉장히 성실한 선수"라고 애정을 보였다.

김규성은 "수비는 고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했다. 실수도 많이 했지만 코치님들이 자신있게 하라고 해주셔서 계속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처음 캠프에서 백업이라도 1군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기회가 오고 있다. 선빈이 형 올 때까지 좋은 모습 보여 언젠가 주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KIA는 최근 군대에 다녀온 선수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면서 '예비역 효과'를 심심찮게 보고 있다. 김규성이 안정감 있는 수비와 성장하는 공격력으로 내야에서 예비역 효과를 계속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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