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광현이 훌륭한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하지만 김광현이 KBO리그에서 13년 뛰는 동안 세이브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아는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벤 프레드릭슨 기자는 18일(이하 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좌완 김광현(32)에게 적합한 보직은 선발투수라고 주장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으로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뒤 어떤 보직을 맡을지 꾸준히 이야기가 나왔다. 

프레드릭슨은 "김광현은 KBO리그 커리어 통산 276경기에 선발 등판해 136승을 챙긴 투수다. 김광현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을 때 본인은 편안하고, 상대 타자를 불편하게 만드는 기회를 잡는다. 올해 60경기 시즌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 타자들은 김광현이 선발로 나섰을 때 분석하기도 버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17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치른 청백전에서 블루팀 선발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5-0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의 공을 직접 본 동료들은 "변화구가 정말 좋고, 디셉션(투구할 때 공을 숨기는 동작) 능력도 빼어나다"고 입을 모으며 공략하기 까다로웠다고 되돌아봤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5선발로 시즌을 치르겠다고 선언했으나 5명을 확정하진 않았다. 1선발 잭 플래허티와 2선발 애덤 웨인라이트만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태다. 마일스 미콜라스, 다코타 허드슨,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김광현까지 4명이 남은 3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프레드릭슨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는 김광현과 마르티네스가 5선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였는데, 팔뚝 부상이 있는 미콜라스가 회복에 무게를 두고 시즌 불참을 선언할 수도 있다. 실트 감독이 미콜라스와 관련해 아직 확실히 이야기해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르티네스가 건강하다면 팀에서 2번째로 좋은 선발투수지만, 2018년 이후로는 18차례밖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다. 게다가 마르티네스는 정말 좋은 마무리 투수다. 그는 지난 2시즌 동안 세이브 기회에서 90% 확률로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고 덧붙이며 마르티네스를 마무리 투수,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쪽을 제안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과 관련해 "피치 메이커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우리 팀에서 김광현이 생존할 수 있는 자리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나 아직 확실한 보직을 정해주진 않고 있다. 

김광현은 17일 경기를 마친 뒤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팀에 기여하는 것이다. 팀이 나를 중간 투수로 원한다면 나는 불펜으로 나설 준비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프레드릭슨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김광현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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