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트레이드로 불펜에 홍건희(28)를 수혈한 뒤 새로운 승리 공식이 생겼다.

두산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팀간 시즌 8차전에서 7-2로 역전승했다.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28)가 6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9승(1패)째를 챙겼고, 홍건희(1⅔이닝)-함덕주(1⅓이닝)가 무실점으로 이어 던져 승리를 지켰다.

홍건희가 합류하기 전 두산 불펜에는 시속 140km 후반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었다. 함덕주, 이현승, 윤명준, 이형범, 최원준 등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힘보다는 제구력으로 싸우는 투수들로 꾸려 시즌을 맞이했다. 

2018년과 2019년 2시즌 동안 함께한 외국인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최고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다양한 변화구로 타이밍 싸움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때도 강속구 불펜 갈증을 꾸준히 느꼈지만, 기존 불펜진으로 버티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올해는 달랐다. 새 외국인 원투펀치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은 영입할 때 기준으로 평균 구속이 150km를 웃돌았다. 알칸타라의 최고 구속은 날이 더워질수록 더 올랐고, 컨디션이 좋으면 157~158km까지도 나왔다. 플렉센 역시 최고 구속이 150km 초중반대로 형성됐다. 두 투수 뒤에 시속 140km 초반대 공을 던지는 불펜들로만 버티기는 무리가 있었다.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여러 구단과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 나갔고, 지난달 7일 내야수 류지혁을 KIA 타이거즈에 내주며 홍건희를 데려왔다. 당시 5선발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상태였다. 구단은 홍건희를 영입하면서 "선발과 롱릴리프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는데, 김 감독은 "선발보다는 불펜"에 무게를 실었다. 

김 감독의 구상대로 흘러갔다. 홍건희가 합류한 뒤 알칸타라가 등판한 7경기 가운데 4경기에 홍건희가 구원 등판했고, 결과는 모두 승리였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10일 창원 NC전에서만 알칸타라-이현승-박치국 다음 4번째 투수로 나섰다. 지난달 21일 잠실 LG전과 지난 9일 잠실 LG전, 15일 잠실 SK전까지 3경기는 모두 알칸타라 바로 뒤에 붙어 나갔다. 

홍건희는 지난달 10일 NC전은 1이닝 퍼펙트로 9-1 승리를 지키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알칸타라가 8이닝을 던진 지난달 21일 LG전은 1이닝 무실점으로 3-1 승리를 지켜 이적 후 첫 세이브를 챙겼다. 9일 LG전은 8회 2번째 투수로 나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15일은 고비는 있었으나 1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마무리 투수 함덕주의 도움이 있었다. 8회 무사 1, 2루 위기에서 2타자 연속 삼진을 잡고 윤석민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가 되자 함덕주로 교체됐다. 함덕주는 대타 김강민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흐름을 끊은 뒤 남은 9회 아웃 카운트 3개까지 깔끔하게 처리하며 시즌 9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김 감독은 홍건희를 처음 영입했을 때 "여러 상황에 투입해보며 쓰임새를 보겠다"고 했다. 홍건희는 롱릴리프, 셋업맨, 마무리, 추격조 등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고, 지금은 셋업맨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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