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수목드라마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 포스터. 제공|KBS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황정음과 나나표 유쾌한 '사이다' 전개와 공감으로 바닥친 KBS 드라마가 재도약을 꿈꾼다. 

황정음과 나나는 7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와 수목극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이하 '출사표')로 1%대 내외 굴욕을 맛봤던 KBS 드라마 심폐소생을 시작했다. '출사표'는 3%대, '그놈이 그놈이다'는 4.4%(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를 기록하며 전작들보다는 상황이 나은 모양새다. 온라인 반응도 나쁘지 않다. 

여성배우들이 이끄는 두 드라마는 앞서 편성된 드라마들에 비해 분위기는 훨씬 가볍고 밝은 로맨틱 코미디다. 마치 있지(ITZY)의 '워너비' 가사 "잔소린 스톱 잇. 알아서 할게. 내가 뭐가 되든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를 떠올리게 하는 자기 주장이 확실한 주인공 캐릭터가 던지는 공감과 사이다가 무기다. 

'그놈이 그놈이다'의 전작인 '본 어게인'은 전생과 환생 등을 다루면서 다소 무거운 내용을 담았다. 멜로를 기반으로 하되 살인 등 범죄행위가 계속해서 부각됐다. 게다가 드라마 막판 메인작가 변경 등 드라마 외적인 잡음까지 일면서 1~2%대 시청률에 허덕였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본 어게인'보다 훨씬 밝다. '로코퀸' 황정음을 내세워 앞서 세 번의 생에서도 매번 같은 남자와 결혼한 탓에 비혼을 선언하는 내용을 담았다. '비혼'이라는 최근 주목받는 이슈를 소재를 흥미롭게 다루고, '로로퀸'다운 황정음의 발랄한 연기가 호평을 얻고 있다. 

특히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사가 공감을 얻는다. 서현주(황정음)는 억지로 나간 맞선에서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지닌 남성의 말을 듣다가 그에게 똑같이 되돌려준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해고 당할 때 자신에게 과거 거짓 약속을 했던 상사를 상대로도 속시원한 복수를 한다. 이런 '사이다' 전개에 여성 시청자들도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KBS 수목극 부진은 월화극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 김명수와 신예은이 주연을 맡은 '어서와'는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초로 0%대 시청률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세웠다. 신하균과 함께 야심차게 시작한 '영혼수선공'도 마지막 회가 2.3%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이렇다할 반향을 얻는데 실패했다. 

'출사표'는 '영혼수선공' 후속작으로 할말은 다하고 사는 민원왕 구세라(나나)가 구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구세라는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참지 않는 탓에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한다. 회식자리에서의 성추행이나 갑작스러운 부당 해고 등 구세라가 겪는 일이 마냥 낯설지도 않다. 

'굿 와이프' '킬잇' '저스티스' 등 주로 안방에서 무게감 있고 강한 드라마에 출연해왔던 나나는 '출사표'를 통해서는 아낌없이 망가지고 있다. 태연한데 웃음을 주는 그의 드라마 속 모습은 과거 애프터스쿨 유닛 오렌지캬라멜로 활동하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취업준비생 및 시민의 입장에서 구세라가 던지는 말들이 자꾸 곱씹게 만든다는 의견도 있다. 

KBS 드라마는 거의 반년을 죽쒔다. 그 사이 경쟁 방송사에서는 '사랑의 불시착' '슬기로운 의사생활' '부부의 세계' '굿 캐스팅' 같은 화제작이 쏟아졌다. 더러 시청률은 아쉬워도 화제성이 돋보이는 작품들도 있지만 KBS는 그것마저도 없었다. 황정음과 나나는 잘 하고 있다. 바닥을 친 KBS 드라마가 이제 재도약할 때도 되었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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