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코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트레이 힐만 마이애미 코치는 14일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 했다. SK의 2019년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SK 지휘봉을 잡았던 힐만 감독은 SK의 재계약 제안을 간곡히 고사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양친의 건강 문제 때문에 머나먼 한국에 있을 수 없었다. 힐만 감독은 절친이자 LA 다저스 시절 호흡을 맞췄던 돈 매팅리 마이애미 감독의 부름을 받아 올해 마이애미의 주루 및 수비 코치로 일했다.

힐만 감독은 내년에도 마이애미 조직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팅리 감독이 최근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특별한 변수가 사라졌다. 현지 언론에서는 힐만 감독이 현재 공석이 된 벤치코치로 부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런 힐만 감독은 최근 텍사스주의 자택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14일은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났다.

SK 구단 관계자는 “힐만 감독은 꾸준히 구단과 연락을 하며 안부를 주고받고 있다”면서 “오늘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 (키움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경기를 보겠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사실 미국은 한국의 포스트시즌을 보기도 쉽지 않은 여건이다. 그만큼 힐만 감독은 SK에 대해 여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힐만 감독은 지난 2월, 틈만 나면 SK의 전지훈련지인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를 찾아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만났다. 마이애미의 전지훈련지인 주피터와 거리가 제법 됨에도 불구하고 항상 발걸음은 가벼웠다. 선수단에 줄 선물을 양손에 가득 들고 방문했다. 코칭스태프도 이런 힐만 감독을 반갑게 맞이했다.

1차전은 모두에게 실망스러웠을 법하다. 5시간에 가까운 연장 11회 혈투 끝에 SK가 0-3으로 졌기 때문이다.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고, 불펜의 키 플레이어였던 문승원이 연장 11회 무너졌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문을 되풀이하고 있을 법하다. SK가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것도 결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이 밑바탕에 있었기 때문이다. 2차전도 일찍 일어나 시청할 것이 분명한 힐만 감독에 SK가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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