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루 전향 가능성이 제기되는 멜 로하스 주니어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t 외야수 강백호(20)는 23일 수원 KIA전을 앞두고 조금은 낯선 포지션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1루였다. 

당장 실전에 들어가기 위해 하는 훈련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강백호가 1루에 섰다는 자체가 풍파를 예고한다. 내년 주전 1루수 경쟁 구상에 강백호가 포함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순위가 결정되면 잠깐 실전에서 뛸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서 아쉽게 멀어지고 있는 kt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그러면서도 2020년 구상에도 대비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과 1루가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런데 느낌은 사뭇 다르다. 선발은 자원들이 많아 고민이라면, 1루는 확실한 적임자가 없어 고민이라고 보는 게 맞다. 

1루는 예나 지금이나 공격의 포지션이다. 그런데 kt의 1루 공격력은 리그 평균보다 크게 떨어졌다. 올 시즌 kt 1루수들은 타율 0.245, OPS(출루율+장타율) 0.631에 그쳤다. OPS는 리그 8위다. 이강철 kt 감독은 오태곤을 주전 1루수로 낙점하고 인내했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시즌을 보낸 게 아쉽다. 오태곤은 120경기에서 타율 0.252, 5홈런, 34타점에 머물렀다.

수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박승욱도 있지만, 박승욱은 우선적으로 2루 자원이다. 1루는 아르바이트였다. 그렇다고 외부 영입으로 1루를 채우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실험할 것이 멜 로하스 주니어 혹은 강백호의 1루 전향이다. 

로하스는 여전히 좋은 공격력과는 별개로 수비에서는 올 시즌 낙제점을 받았다. 차라리 1루로 전향해 공격에 전념하는 것이 낫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몸에 눈에 띄게 둔해진 로하스가 1루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1루도 3루 못지않게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온다. 몸을 날려야 할 일도 많다. 이 감독은 “수비는 차라리 강백호가 나을 수 있다”고 했다. 강백호도 1루에서 실험하는 이유다.

로하스와 강백호 외에도 기존 1루 자원들이 있다. 오태곤은 올 시즌 아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이 많은 선수다. 중·장거리포에 빠른 발도 갖췄다. 이 감독은 “오태곤이 2번 타순에서 잘했을 때 우리 성적도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최근 문상철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 “방망이를 치는 것을 보면 안 쓸 수가 없는 선수”라는 게 이 감독의 평가다. 다만 수비에서는 보완점이 적지 않다. 

결국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나 주전 1루수가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으로는 1루가 결정되어야 남은 포지션 교통정리도 가능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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