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부상을 당해 마지막 레이스 가세가 불투명해진 안치홍(왼쪽)-오지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9-2020 KBO리그 오프시즌은 두 명의 내야수가 주도할 것으로 보였다. 1990년생 동갑내기 내야수 안치홍(KIA)과 오지환(LG)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법 됐다. 오히려 두 선수의 계약 '덩치'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프로 데뷔 후 꾸준하게 팀의 주전으로 활약한 두 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각자 해당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를 다투는 선수다. 안치홍은 공격형 2루수로 이름을 날렸다. 오지환은 리그에서 귀한 수준급 유격수다. 두 선수 모두 뚜렷한 장점이 있는데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었다. 4년 계약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두 선수의 2019년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흔히 말하는 ‘FA로이드’가 없었다. 완화된 타고투저 양상을 생각해도 오히려 예년보다 저조한 성적에 머물거나 많이 반등하지 못했다. 게다가 부상까지 겹치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거나 마감할 위기다.

안치홍은 공인구 직격탄을 맞았다. 타율(.315)은 시즌 중반 이후 끌어올렸지만 장타율의 폭락(0.563→0.412)은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2017년 21홈런, 2018년 23홈런을 기록한 안치홍은 올해 홈런 5개에 머물렀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조정공격생산력(wRC+)은 지난해 140.3에서 올해 122.6으로 떨어졌다. 

물론 지금도 해당 포지션에서는 뛰어난 공격력이다. 그러나 “장타를 칠 수 있는 특급 공격력을 가진 2루수”라는 메리트를 2019년 증명하지 못했다. 수비에서의 물음표가 더 커진 것이 뼈아프다. 수비 범위가 좁아지며 더 이상 평균 이상의 2루수가 아니라는 평가에 내내 시달렸다. ‘1루수 안치홍’이라면 현재 공격 성적도 아주 매력적이라 볼 수 없다. 1루는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하기 가장 쉬운 자리다.

오지환도 올 시즌 꾸준하게 경기에 나섰으나 FA로이드와는 다소 거리가 먼 성적이었다. 134경기에서 타율 0.252, OPS(출루율+장타율) 0.717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 정도의 공격 생산력이다. 수비에서는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으나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시키지는 못했다고 봐야 한다. 타격감이 올라오던 시즌 막판 무릎 부상을 당해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투명한 것도 대형악재다.

현 소속팀은 두 선수가 필요하다. FA 계약 첫 순위에 있다. 또한 올해 다소 부진했을 뿐 이미 자신의 능력을 검증한 선수들이다. 시장에서 홀대를 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당초 가치에서 몸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대박을 향한 뭔가의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타 구단이 두 선수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도 최종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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