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정상화에서 재도약으로!

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오는 10월 초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경향, 초청작, 게스트 등의 면면이 소개됐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작년에는 정상화를 내세웠다. 자체평가는 물론 대외적 평가로도 안착했다는 평을 받았다. 대대적 인사 개편과 프로그래밍 재개편을 통해 올해를 재도약의 시기로 삼으려 한다. 내년 25주년을 앞두고 바야흐로 글로벌 영화제로 재도약하며 또다른 경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관 이사장은 "예년과 같은 방식으로 하되 내년 법인독립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간이 부족하고 예산이 한정돼 있지만, 내년 독립과 토탈 마켓을 위한 전진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있는 동안은 경쟁영화제를 지향하지 않을 것이다. 비경쟁영화제로 갈 것이고 토론토, 선댄스, 로테르담의 좋은 점을 벤치마킹하면서 넘어서는 영화제가 되고 싶다"면서 "지금은 한국영화도 기여를 해야 한다. 마켓에 집중하는 데는 영화 온라인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지역 6개 극장 37개 스크린에서 월드프리미어 120편(장편 97편, 단편 23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0편(장편 29편, 단편 1편) 등 85개국 303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이에 대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는 전세계의 기대가 담긴 수치다. 꿈꾸지 못한 수치"라며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는 전체 중 27%에 해당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35%에 이르도록 내년까지 전력을 다하겠다. 프로그램의 역량, 재량에 맡겨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룬 작품도 선진적으로 지향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출신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일본 리사 타케바 감독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로 선정됐다. 예를란 감독은 2015년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폐막작은 김희애가 주연을 맡은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다. 임 감독 또한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21회 부산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을 수상했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뉴커런츠 출신 감독의 작품을 개폐막작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의미"라며 "심혈을 기울여 온 아시아시네마 펀드(ACE)가 결실에 다다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ACF지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비롯한 4편이 초청됐다. 미국 웨인 왕 감독의 '커밍 홈 어게인', 프랑스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의 '글로리아 먼디'도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호주 출신 데이빗 미코드 감독의 '더 킹:헨리 5세'가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로마'가 초청된 바 있지만 갈라 부문 진출은 처음이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부산의 경우 베니스만큼은 아니지만 상영관 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넷플릭스 영화를 배척한다는 입장이 아니다"며 "'로마'처럼 영화가 좋다면 초청할 수 있다. '더 킹:헨리 5세'도 같은 차원에서 초청됐다"고 설명했다. 전 집행위원장은 "환경은 변하고 있다. 보수적 자세는 미래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예술영화를 제작하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협업관계를 통해 좀처럼 멀티플렉스에서 배급되지 않는 아시아 영화를 선보이고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전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 대부분을 월드프리미어로 채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파노라마' 16편 중 10편, '비전'의 경우 10편 전체가 월드프리미어로 선정됐다. 그는 "새로운 한국영화들을 소개하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지 주류 영화와 담을 쌓고 대치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새 영화로서 국내 주류 영화가 부산영화제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관객이 직접 만드는 영화제 안의 영화제, 커뮤니티 비프도 다양화됐다. 특히 영화를 향한 애증과 경의를 공유하겠다는 '리스펙트시네마'의 경우 영화평론가 정동일, 듀나, 김홍준 3인이 뽑은 영화를 블라인드 형식으로 선보이며 GV를 진행한다. 대외행사를 하지 않는 듀나의 경우 온라인 채팅 형식으로 GV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마련된 특별기획프로그램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에서는 한국영화사 정전으로 꼽은 영화 10선을 선보인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이만희 감독의 '휴일',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다.

묵직한 게스트도 눈길을 끈다. 영국 마이크 피기스 감독은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지석상 심사위원이다. 임권택, 이장호, 박찬욱, 이창동 등도 특별기획프로그램, 포럼 비프를 위해 부산을 찾으며, 원로배우 김지미가 커뮤니티비프에 참여, 관객과 직접 만나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는 배종옥과 정재영이 나선다.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웨인 왕을 비롯해 갈라 부문 감독들은 모두 부산을 찾는다. 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더 킹:헨리5세'의 주연배우로 참석을 확정해 눈길을 끈다. 데이빗 미코드 감독, 배우 조엘 에저튼도 함께다. 일본 오다기리 조는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도이치 이야기'를 통해 감독 겸 배우로 부산을 다시 찾아온다.

2019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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