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퍼펙트맨'의 설경구 조진웅. 출처|'퍼펙트맨' 스틸,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스릴러 아닙니다, 느와르 아닙니다. 설경구 조진웅의 '환장' 코믹 케미, 영화 '퍼펙트맨'이 제작보고회를 통해 신명나는 케미스트리를 예고했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영화 '퍼펙트맨'(감독 용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용수 감독과 배우 설경구, 조진웅이 참석해 영화의 면면을 공개했다. 

영화 '퍼펙트맨'은 까칠한 로펌대표 장수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가 사망 보험금을 걸고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반전 코미디. 설경구가 백전 백승의 로펌 대표지만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장수 역을 맡았고, 조진웅이 장수의 사망보험금을 두고 '빅딜'을 성사시킨 조폭 영기로 분했다. 극과 극 삶을 살던 두 사람의 만남과 이해, 공감이 웃음을 자아냈다. 

▲ 영화 '퍼펙트맨'의 설경구 조진웅. 출처|'퍼펙트맨' 스틸, 포스터
설경구는 "일단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야 했다. 감독님이 웹툰을 그리시던 분이라, 장수를 제 얼굴로 그림을 같이 그려 보내주셨다. 제가 안해봤던 얼굴이란 생각이 들더라. 새로운 얼굴을 그려볼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조진웅이 먼저 캐스팅됐다. 기운이 좋다 생각했다. 조진웅의 결정을 믿어보자 했다. 또 이 분과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극중 몸이 불편하다보니 얼굴에 집중해야 했다. 불편할 수 있지만 얼굴에 집중할 수 있었다. 편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준비는 할 게 없다. 제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다. 상황에 맡겨야 하는 캐릭터였다"고 설명하기도.

또 "시한부 인생이지만 그것을 드러내서 보시는 분이 가슴아프게 하지 말자, 끝까지 폼잡고 가자 하다보니 패션에도 신경을 썼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더했다.

▲ 영화 '퍼펙트맨'의 설경구 조진웅. 출처|'퍼펙트맨' 스틸, 포스터
이번 작품으로 설경구와 처음 호흡을 맞춘 조진웅은 "(설경구는) 평소 롤보델이 아니라 인생 롤모델이다. 대학교 때부터 그랬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조진웅은 "1998년도에 제가 휴가 나와 학전 그린의 '지하철 1호선'을 봤다. '발이 땅에 안 닿아 있다' '날아다닌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걸 제가 직접 목겨했다. 배우들이 나와서 인사를 해주시는데 당시 제가 군복을 입고 있었다. 그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집에 가면 술먹는 공간에 책장이 있다. 대한민국의 상이란 상이 다 있다. 그런 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진웅은 "존경해 마지 않는 선배님과 협연을 하며 얼마나 행복했겠나"라며 "까칠하다 하시는데 전혀 아니고, 굉장히 열어주셨다. 제가 노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이렇게 막해도 되나 싶을 만큼 품어주셨다"고 털어놨다.

그는 "(설경구 캐스팅) 소식을 듣고 와이프와 함께 펄쩍 뛰었다. 인간이 이렇게 높이 뛸 수 있나 했다. 천장이 머리에 닿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설경구와 달리 화려하기 그지없는 조폭 패션을 선보인 조진웅은 "옷을 보면 거부감이 생긴다. 입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날아다닐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용수 감독은 "제 옷이 하나 들어갔다. 결혼 전엔 좋아했다. 결혼하니 아내가 부끄럽다고 불을 지르겠다 했다"고 귀띔했다.

▲ 영화 '퍼펙트맨'의 설경구 조진웅. 출처|'퍼펙트맨' 스틸, 포스터
설경구와 조진웅은 이번이 첫 호흠임에도 감독이 '엄마-아들' 같았다고 비유할 만큼 자유롭고 편안하게 어우러졌다는 후문. 특히 한껏 흥 오른 조진웅 덕에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제작보고회를 내내 들썩이게 했다. 조진웅은 설경구와의 만남이 "매일매일 알사탕을 까먹는 것 같았다"며 매일 매일 새로운 기쁨을 맛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만나자마자 쑥 들어갔다. 너무나 좋았다"며 설경구에 대해 "격 없는 분이지만 연기에는 격이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설경구는 또한 "저는 조진웅씨가 알사탕 같다. 이렇게 유연한 사람인지 몰랐다"며 조진웅을 '옛날사탕'에 비유했다. 설경구는 "크고, 굵은 설탕 입자가 붙어있고 입에서 오래오래 가지고 있는 사탕. 후배인데도 옛날사탕 같다"며 "얼마 전 모 감독님과 이야기하다 조진웅씨 이야기가 나왔다. 오디션 때 30분간 무대에서 주어진 것 외에도 노는 걸 보며 진짜 깜짝 놀랐다더라. 그 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진웅씨가 이렇게 잘된 게 좋더라. 무명 시절이 길었다. 일찍 시작도 했고 잘 버텼고 좋은 시절이 오니까 그래서 그런가 생각이 든다"고 후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영화에는 배우 진선규, 김사랑 등도 출연해 재미를 더한다.

극중 진선규와 20년지기 친구 케미스트리를 뽐낸 조진웅은 "후배지만 후배같지 않게 어울렸다"며 "진선규의 선함, 그 안에 나오는 유연함은 모든 사람, 모든 연기를 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진웅은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 배우 어때?' 하는데 그저 '착해'라고 하면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진선규는 그걸 넘어선 선함이다. 너무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이어 "선규야 형이 보고싶다"고 불쑥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사랑은 변호사 은하 역으로 약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용수 감독은 "김사랑은 선물같이 캐스팅된 경우"라며 "김사랑씨 남동생이 사무실에 놀러와서 시나리오를 읽더니 '우리 누나에게 줘도 되요?' 그러기에 누님이 김사랑씨인줄 모르고 '누님이 투자자니?'라고 했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연출자 용수 감독은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오늘을 소비하는 일일까 고민했다"며 "예전에 큰 사고로 신체 마비를 겪은 적이 있다. 그 이후에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고민을 오래 해왔다. 장수, 영기 캐릭터를 통해 이를 유쾌하게 풀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첫 작품에 설경구 조진웅이란 두 배우와 함께하게 된 용수 감독은 "이 정도면 전생에 나라를 두번 구하지 않았나. 첫 작품에 이렇게 큰 배우와 할 수 있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다. 지금도 같이 있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고 털어놨다.

용수 감독은 설경구를 두고 '잘생겨서', 조진웅을 두고 '통하였다'며 남다른 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설경구에 대해 "연기로는 할 말이 없는 분이다. 보고 있으면 볼수록 하염없이 잘 생겼다. 배우의 얼굴로 표현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고 설명한 반면 조진웅에 대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퍼펙트맨'이 조진웅 배우와 통할 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정서를 누구보다 깊이 파악하고 이해해 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퍼펙트맨'은 오는 10월 개봉을 앞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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