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서울 상암동에서 캐나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김씨네 편의점' 배우들이 실제 경험한 이민자 가족의 삶이 드라마에 녹아있다고 밝히며 울컥함을 감추지 못했다. 2시간 가량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과거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동시에 드라마의 인기로 '보편성'을 꼽으며 "'김씨네 편의점'은 한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넘어 보통의 가족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캐나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폴 선형 리, 진 윤, 안드레아 방, 제작자 이반 피산이 참석했다.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토론토의 한인 이민 가족이 편의점을 운영하며 겪는 경험을 진솔하고 재미있게 풀어낸 시트콤 드라마. 한국계 캐나다인 인스 최(최인섭)의 동명 원극이 원작으로 캐나다 국영 방송 CBC에서 제작해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다. 캐나다 시트콤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스크린 어워드 11개 부문 후보로 오르고, 주인공 아빠 역의 배우 선형 리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면서 한국을 포함해 해외에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반 피산은 "한국에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알아봐주고 호응을 해줘 좋은 경험을 겪고 있다"고 웃으며 "드라마는 80년대 이민을 온 한국 부부의 이야기가 출발점이다. 한국은 경제적, 문화적 성장을 겪지만 이들 부부는 그 당시에 머물러있다. 이런 점에서 오는 이야기를 그려나간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제작자와 배우들은 이민의 경험을 밝히며 남다른 출연 소감을 밝혔다.

진 윤은 울컥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배우로서 '김씨네 편의점'에서 나오기 전 출연한 두 편의 전작에서는 내 실제 삶을 드러내는 역할이 아니었다. 그 전에 언제나 기능적인 역할이었다"고 입을 연 뒤 "'김씨네 편의점'을 하면서 코리안 캐네디언 사회에 있는 진짜 가족의 모습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 개인적 삶과 감정이 있는 캐릭터였고 이는 오랜만이었고 특이했다"고 울먹거렸다.

또한 "'김씨네 편의점'은 내 삶을 찾아간 여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어느 국가에도 제대로 소속되지 못한 어중간한 위치에 있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왜 내가 그때 그런 감정을 겪었는지 알아갈 수 있었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선형 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3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사실 이번 방문을 많이 걱정했었다. 내 삶의 대부분 동안 나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밀어내기 위해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완전히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 경험을 겪어 이번 방문이 조금 걱정됐지만 방문해보니 '조금 더 빨리 와 볼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조금 더 오래 한국에 머물고 싶다. 다음에는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과 다같이 와서 한국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고 계획을 전했다. 

또한 선형 리도 벅차오른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 결정이 됐을 때 '일자리를 하나 얻었다'고 생각했다"고 농을 건네듯 말하며 "처음 대본 두 줄을 읽었을 때 내 평생 동안 가족, 엄마와 아빠를 이해하려 했던 것들이 녹아있구나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김씨네 편의점' 출연은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 캐나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 포스터.

'김씨네 편의점' 인기 요인을 "그러한 실제 이민자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선형 리는 "원작을 쓴 분의 실제 경험이 녹아 있다. 직접 사회나 집에서 겪은 걸 풀어나간 게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가 보여주는 실제 가족의 모습은 한국뿐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는 보편적 가족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민자를 대표하는 현실적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를 다루면서 받을 수 있는 비판을 뛰어넘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자칫 이민자를 편견적으로 그릴 수 있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진 윤은 "드라마는 한국뿐 아니라 모든 이민자의 이야기"라면서 "나는 미국에 태어나 캐나다로 이민 갔고 열 일곱 살 때 처음 한국에 온 적 있다. 여러 문화를 겪은 내 경험, 그리고 실제 이민자인 제 부모님이 맞닥뜨렸던 문화적 경험이 녹아있다. 이를 연기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반 피산은 "나도 이민자"라며 "가족 간의 사랑, 그리고 분쟁은 어느 민족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겪는 일이다. 이 점이 드라마의 인기를 이끈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반 피산은 "지금 시즌4가 촬영되고 편집 중에 있다. 지난해쯤 넷플릭스에 방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다. 곧 시즌5가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4가 재밌을 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웃었다.

제14회 서울드라마어워즈는 1년 간 가장 인기 있었던 해외 드라마를 초청하는 비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김씨네 편의점'을 선정했다. 지난 16일 닻을 올린 올해 서울드라마어워즈는 오는 9월 1일까지 열린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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