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 경기가 끝난 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 이기겠다."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32)이 아메리칸리그 최고 성적을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선발로 등판해 최악의 피칭을 보이며 무너졌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4.1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9피안타 1볼넷 7탈삼진 7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4패(12승)째. 평균자책점은 2.00으로 치솟았다.

이날은 메이저리그가 지정한 '플레이어스 위크엔드' 행사 일환으로 모든 선수들이 평소와 다른 흰색이나 검정색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선수들의 개성을 살려 이름 대신 별명이나 본인이 지정한 명칭을 유니폼에 달고 경기를 치렀다. 류현진은 미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한글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홈경기에서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이전까지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타디움에서 9승무패로 '안방불패'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162경기를 치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다. 다행히 우리는 이런 날이 많지 않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번 주말 시리즈는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저스(85승45패)와 양키스(84승46패)의 맞대결. 전통적인 라이벌전 성격 외 월드시리즈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걸려 있다.

물론 로버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월드시리즈까지 아직 많은 경기들이 남아있다. 특별한 의미는 생각지 않는다"며 애써 양키스와 주말 3연전의 의미를 축소해 말했다. 그러나 이날 양대리그 최강팀이 격돌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다저스타디움에 운집한 5만3775명 팬들의 함성에서는 이미 가을야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다저스 팬들 못지않게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많은 양키스 팬들도 이날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홈팀에 버금가는 응원의 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홈런이 나올 때마다 양키스 팬들의 소리는 커져갔다.

로버츠 감독도 이날 '가을야구' 분위기를 느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오늘 큰 점수차로 졌지만 다행히 단 한 경기의 패배로 기록될 뿐이다. 전투에서 졌지만 전쟁에서 이기는 것을 기대해 본다"며 "남은 2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위닝 시리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투는 이날 1경기, 전쟁은 이번 3연전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번 다저스와 양키스 시리즈의 2번째 경기는 현지시간 24일 오후 1시 5분에 시작하는 낮경기로 다저스는 '루키' 토니 곤솔린(1승1패, 3.00평균자책점)을 선발로 올리며, 양키스는 '백전노장' CC 사바시아(5승7패, 5.01평균자책점)가 선발로 나선다. 3번째 경기는 현지시간 24일 오후 4시에 시작하며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이 '선데이나이트 베이스볼' 경기로 미 전국에 중계된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13승2패, 2.71평균자책점), 양키스는 도밍고 헤르만(16승3패, 4.15평균자책점)을 마운드에 올려 '에이스 대결'을 펼친다.

▲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왼쪽)이 2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 5회초 만루홈런을 허용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강판 당하고 있다. 이날 타자들의 시야를 보호하기 위해 투수들만 검은 모자를 썼다.

한편 이날 플레이어스 위크엔드를 맞아 다저스 선수들이 입은 '올 화이트' 유니폼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흰색 유니폼에 흰색 모자들을 착용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검정모자를 써야 했다. 투수가 흰 모자를 쓰면 손이 머리 뒤에서 돌아 나올 때 타자들이 공과 모자를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날 다른 구장에서도 흰색 유니폼을 입은 팀의 투수들만 검은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오른 이유다.

일부 기자들은 "선수 이름과 등번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며 불평했으며, "흰색 유니폼이 페인트를 할때 입는 복장 같았다"고 악평도 했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도 이날 패해서인지는 몰라도 경기 후 "유니폼이 별로였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다저스와 양키스 경기는 전통적인 양키스 줄무늬와 다저스의 푸른색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지 모른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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