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에인절스 투수 타일러 스캑스의 가족들이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과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모습을 경기장 전광판에 보여주고 있다. ⓒ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스포티비뉴스=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LA 에인절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에서 노히트로 13-0으로 승리하며 스캑스를 추모했다.

스캑스는 지난 2일 텍사스 원정 도중 호텔에서 사망했다. 7월 13일은 스캑스가 살아 있었다면 28번째 생일이 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LA 에인절스는 스캑스 사망 후 첫 경기이자 후반기 개막전을 이날 치르게 됐다.

에인절스의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과 앤드루 히니가 스캑스 유니폼을 부착한 액자를 들고 마운드 뒤에 세웠고, 스캑스의 어머니 데비와 가족들은 스캑스의 등번호 45번이 있는 마운드에 올라 경기 전 시구를 했다. 어머니는 노바운드로 완벽한 스트라이크를 던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날 에인절스 모든 선수들은 스캑스의 이름과 번호 4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시작 전 스캑스의 생전의 영상을 전광판으로 보여준 후 45초 동안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브래드 오스머스 에인절스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스캑스의 사망원인에 대한 질문에 "원인은 상관없다. 빨리 알고 싶은 생각도 없다. 우리가 슬퍼하는 이유는 스캑스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마이크 트라웃(오른쪽)이 13일(한국시간) 친구 타일러 스캑스의 어머니 데이가 에인절스타디움 마운드에서 시구를 하기 전 덕아웃에서 만나 포옹을 하며 위로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됐다.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1회말 선두타자 데이비드 플레처가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에인절스 2번타자 트라웃이 타석에 등장하더니 시애틀 선발투수 마이크 리키의 초구를 그대로 통타했다. 타구는 야구장 가운데를 가르며 하늘에 무지개를 그리듯 큰 아치를 그리더니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마치 하늘로 간 스캑스에게 작별 인사를 하듯 거짓말 같은 중월 2점홈런이 터졌다. 타구 비거리는 454피트(138m)나 될 정도로 대형 홈런이었다.

트라웃은 평소보다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홈까지 무려 28초나 걸렸다. 2015년 스탯캐스터가 도입된 후 트라웃이 홈런을 치고난 뒤 가장 긴 시간이었다고 한다. 트아웃과 스캑스는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A 에인절스에 함께 지명된 동갑내기 친구 사이였다. 스캑스가 세상을 떠난 뒤 누구보다 슬퍼했던 트라웃이다.

스캑스의 사망 후 처음 열린 홈경기. 트라웃은 첫 타석에서 영화 같은 홈런포를 날리며 하늘로 떠난 친구를 추모했다.

▲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너도나도 스캑스 추모 행렬에 동참하듯 1회말 공격을 이어갔고, 타자일순을 한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선 트라웃은 이번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트라웃은 눈물을 쏟아내듯 1회에만 홈런과 2루타로 4타점을 쏟아냈다. 에인절스는 1회말에만 무려 7점을 뽑아내며 스캑스를 배웅했다. 

에인절스 타선은 이날 홈런 2개와 2루타 3개를 포함 총 13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13점을 올렸다. 트라웃은 4타수 3안타 1사구 6타점을 올리며 타율 0.308을 기록했다.

오프너로 마운드에 오른 에인절스 투수 테일러 콜은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무안타로 임무를 완수했고 뒤를 이은 펠릭스 페냐는 7이닝 6탈삼진 무실점 무안타로 시애틀 타선을 잠재우며 2명의 투수가 합작 노히트를 완성했다.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스포티비뉴스=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