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달라", 선수단 상견례부터 강한 메시지를 던진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김동현 영상 기자] "훈련장에 나가서 100% 쏟아붓지 않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부드러운 미소 뒤에는 날카로운 창이 숨겨져 있었다. 유상철(48) 인천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은 냉정한 말과 자유를 동시에 선수들에게 던졌다.

인천은 14일 유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지난달 15일 노르웨이 출신 욘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고 임중용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시간을 보내다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유 감독을 선임했다. 현역 시절 A대표팀에서 인연을 맺었던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의 천거가 있었고 전달수 대표이사가 수용하면서 유 감독이 인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선임 당일 곧바로 임중용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미팅하며 선수단 파악에 나선 유 감독은 15일 감독실이 있는 문학월드컵경기장으로 출근했다. 오는 1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예정된 대구FC와 K리그1 12라운드를 앞두고 지난 4월 맞대결 영상부터 살폈다.

이후 선수단 상견례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분명하게 전했다. 전 대표가 모두 발언을 통해 유 감독을 소개하며 "수비는 임중용, 박용호 코치가 있고 공격은 유 감독이 만들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유 감독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약속한다. 인천 300만 시민을 보고 모두가 힘을 모아 시민구단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1-12년 대전 시티즌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유 감독은 2014-17년 울산대학교, 2018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나름대로 지도자 경력이 있다면 있는 유 감독이다. 그러나 인천은 1승3무7패, 승점 6점으로 최하위다. 구세주가 될 수 있는지는 유 감독과 선수단 하기에 달렸다.

▲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 ⓒ인천 유나이티드

'자유 방임'을 약속했지만, 프로의 자세에 대해 역설한 유 감독이다. 그는 선수들을 향해 "프로 선수라면 프로다워야 한다. 신인들은 빨리 적응해야 한다. 12팀이 있으면 순위가 나온다. 그러나 경기와 순위는 시즌이 끝나봐야 한다"고 전했다.

인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유 감독은 "인천은 경기장 안에서 열심히 한다. 그에 반해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매 경기 힘들다. 힘든 것이 이기고 패하면 다르다"며 효율적인 경기를 강조했다.

훈련부터 100% 쏟으라는 것이 유 감독의 철학이다. 그는 "생활은 다 (개인에게) 맡기겠다. 막힌 사람이 아니다. 언제라도 찾아와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길 바란다. 가정사, 고민거리 다 말을 해달라"며 거리감을 느끼지 말기를 바랐다.

또, "감독이 새로 왔으면 빨리 적응해야 한다. 그것이 선수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내 앞에서만 하는 척 하고 뒤에서 다른 짓 하는 것을 싫어한다. 프로 선수가 직업 아닌가. 한만큼의 대가를 받았으면 좋겠다. 팀에 대한 자부심과 개인의 경력을 여기서 만들었으면 한다"며 단단한 인천을 위해 개인의 노력을 강조했다.

훈련 분위기는 뜨거웠다. 임중용 코치는 지난해 전남 시절 유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허용준의 미소를 보자 "인천에 와서 웃는 것 처음 본다"며 농을 던졌다. 남준재와 김승용 등 선참들은 "열심히 하자"며 소리쳤다. '생존왕' 인천의 살벌한 선수단 생존 경쟁이 백지에서 다시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김동현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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