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경기 중 대화 나누는 키움 이승호(왼쪽)-이지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질주 뒤에는 포수들의 힘이 있다.

키움은 26일 고척 KIA 전에서 8-4 승리를 거두면서 24일 고척 두산전부터 3연승을 달렸다. KIA와 주말 시리즈 전까지 5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키움은 27일 경기를 이긴다면 6연속 위닝시리즈를 확보할 수 있다.

26일 승리에도 공동 3위 LG, NC에 승률에서 뒤진 5위의 자리에 머무르고 있지만 장정석 키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장 감독은 26일 경기 전 "지금 우리의 성적들이 차곡차곡 쌓여 최종 순위가 될 것 아닌가. 지금 위닝시리즈만 해도 너무 좋다. 5연속 위닝시리즈는 감독이 욕심만 낼 일인데 선수들이 그렇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해 키움의 성적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은 한국 나이로 평균 20.7살인 최원태, 안우진, 이승호 세 명의 국내 투수진이 외국인 원투펀치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강한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5선발이 탄탄하게 돌아가면서 키움은 올 시즌 3연패가 한 번밖에 없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이지영, 박동원이라는 두 명의 포수가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베테랑 포수 이지영은 올 시즌 키움에 '복덩이' 같은 존재다. 박동원이 시즌 초반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팀의 주전 포수를 맡았고 지금은 박동원과 나눠 출장하면서 확실하게 체력 안배를 하고 있다. 이지영은 에릭 요키시와 제이크 브리검, 이승호와 짝을 이루고 박동원은 최원태, 안우진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각 투수들을 전담하고 있는 만큼 각자의 특성을 잘 아는 것도 두 포수의 장점. 최원태는 "피칭을 하다 이상한 느낌이 들면 동원이 형이 바로 와서 문제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원태와 많이 경기를 해봐서 메커니즘을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리검의 대체 선발로 뛰었던 김동준은 이지영과 계속 배터리를 이뤘고 지난 17일 삼성전 7이닝 3실점 승리 후 "지영 선배의 사인이 너무 좋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 시즌 타율 4할6푼9리(26일 기준)로 활약 중인 키움 박동원. ⓒ곽혜미 기자

두 선수는 포수로서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하위 타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지영은 26일 경기에서 점수차를 벌리는 3타점 3루타를 때려내는 등 시즌 22경기 타율 3할2푼9리를 기록하고 있고 박동원은 13경기에서 타율 4할6푼9리로 활약, 공격형 포수로서 존재감을 다시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포수 육성에서 좌충우돌 문제를 겪어왔던 키움은 포수진이 안정되면서 주효상이 2군에서 차곡차곡 경기를 뛰며 여유 있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박동원이 성폭행 사건에서 무혐의를 받은 것도 팀에 '호재'였지만 이지영 영입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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