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왼쪽)과 박철우 벤치 코치 ⓒ 두산 베어스
▲ 3루타를 치고 3루로 슬라이딩해 들어가는 박세혁(오른쪽)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나는 (현역 때) 발이 느렸죠."

박철우 두산 베어스 벤치 코치는 날마다 3루타를 펑펑 치는 포수 박세혁(29)이 대견하면서도 신기하다. 박 코치와 박세혁은 붕어빵 부자(父子)로 유명한데 달리기는 전혀 안 닮았다. 박세혁은 "아버지는 발이 느리다"고 했고, 박 코치도 인정했다. 

기록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박 코치는 1987년부터 1998년까지 해태와 쌍방울에서 12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면서 도루 7개를 기록했다. 박세혁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6시즌 동안 도루 11개를 기록하며 아버지의 기록을 뛰어 넘었다. 

통산 3루타 기록도 아들이 아버지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박 코치는 개인 통산 3루타 5개를 기록했고, 박세혁은 올해에만 5개를 몰아치며 통산 6개를 기록했다. 박세혁은 올 시즌 3루타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포수가 한 시즌에 3루타를 몇 개까지 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세혁은 26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개인 통산 6번째이자 시즌 5번째 3루타를 날렸다. 0-0으로 맞선 2회 1사 1, 2루에서 우익선상 2타점 적시 3루타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11-8 승리에 발판이 된 결승타였다. 

박 코치는 자신의 3루타 기록을 넘어선 아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유전자라는 게 한 세대 넘어서 다른 사람이 나올 수 있지 않나. 나는 발이 느렸지만, (박)세혁이는 발이 빠르니까 야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다. 발이 빠르면 (누상에) 살 수 있는 확률도 높고, 좋은 능력을 갖고 있으니까 십분 이용해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세혁은 3루타가 자주 나오는 비결을 묻자 "다른 포수에 비해 체격이 크고 둔하지 않은 덕분인 것 같다. 3루타를 욕심낸다기 보다는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니까 더 뛰려고 한다. 그렇다고 3루타에 연연해서 치진 않는다"고 밝혔다.

체력 부담이 큰 포수가 3루타를 자주 치면 무리가 오지 않을까. 박 코치는 "언제 이렇게 치겠나. 처음 주전으로 뛰는데 힘이 들어도 어차피 결과론이다. 결과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자기가 자기 체력을 잘 비축해서 해야지 이거 하고 힘들면 언제 야구 하겠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박 코치는 아들이 3루타 치는 포수라는 타이틀을 잘 살려 팀에 보탬이 되길 바랐다. 박 코치는 "꾸준하게 부상 없이 팀에 일조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세혁이가 좋은 결과가 나오고 팀도 좋은 결과가 나오면 같이 도약하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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