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직구를 앞세워 프로 첫 세이브를 기록한 SK 하재훈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흔들림 없는 배짱투는 이닝과 보직을 가리지 않았다. SK 불펜의 구세주가 된 하재훈(29)이 예상보다 빠른 프로 첫 세이브를 따냈다.

하재훈은 2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2-0으로 앞선 9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가볍게 1이닝을 정리했다. 하재훈은 이날 경기 전까지 4승과 3홀드가 있었으나 세이브는 처음이었다.

SK는 개막 마무리로 김태훈을 낙점했다. 그러나 7세이브를 수확한 김태훈이 최근 급격하게 흔들리자 시간을 주기로 했다. 당분간 중간에서 활용하고, 하재훈 김택형 서진용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돌아섰다. 김태훈이 구위를 찾으면 마무리 보직에 복귀하겠지만, 하재훈의 투구는 벤치의 믿음을 심어주기 딱 좋았다.

강백호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하재훈은 로하스를 2루 땅볼로, 유한준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대개 ‘내 뒤에 다른 선수가 없다’는 중압감은 초보 마무리들의 심장을 흔들어놓곤 한다. 하지만 하재훈은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로도 전혀 동요가 없었다. 얼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으며 공 15개로 깔끔한 피칭을 펼쳤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은 하재훈은 투수로 전향했다. SK는 하재훈을 장기적인 마무리 후보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런 활약을 펼칠 줄은 책임자인 염경엽 감독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이제는 상대 팀이 모든 분석을 끝낼 때도 됐지만, 150㎞에 육박하는 돌직구와 강한 멘탈을 쉽게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롱런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재훈은 경기 후 “오늘 세이브 상황에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평상시와 똑같이 준비했다. 특별히 긴장되지는 않았다”면서 “상대 타자들과 빠르게 승부해 경기를 빨리 끝내고자 했는데 그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남은 시즌에도 보직에 상관없이 나의 투구를 보여주도록 하겠다. 팬분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활짝 웃었다. 

하재훈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13이닝을 던지며 4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드 상황에서 필승조로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이 추세라면 올 시즌 SK의 기대치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SK의 선택이 적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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