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가운데)을 비롯한 KIA 투수들은 올해 집단 난조와 부상에 고전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의 시름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덧 8연패다. 문제는 마운드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하는데, 이대로라면 반등은 불가능하다.

KIA는 25일 현재 8승17패1무(.320)로 리그 최하위에 처져 있다. 최근 8연패를 당하며 위기가 불거졌다. 어떤 원인 하나로 8연패에 빠졌다고 볼 수는 없다. 복합적이다. 하지만 가장 눈에 들어오는 문제점은 역시 마운드다. KIA는 8연패 기간 동안 9.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타선이 두 자릿수 득점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래서는 이기기 어렵다.

선발·불펜 너나 할 것 없이 다 무너졌다. 경기를 질질 끌다 보니 체력소모도 심했다. 이 기간 투구 수를 보면 KIA 마운드의 심각성이 제대로 읽힌다. 8경기에서 KIA 투수들은 합계 1334구를 던졌다. 9경기를 치른 두산은 1268구, 키움은 1302구로 오히려 KIA보다 적다. 시즌 경기당 투구 수도 163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경기는 경기대로 지고, 투수들의 피로는 피로대로 쌓였다.

비단 연패 기간 문제는 아니다. KIA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6.31에 이른다. 홀로 6점대 팀 평균자책점이다. 리그 평균(4.34)보다 2.00 가까이 높다. 절정의 타고투저였던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5.40)만도 못하다. KIA는 26경기에서 총 119명의 투수(경기당 4.6명)를 쓰는 등 악전고투하고 있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야수 집중력에도 도움이 안 된다.

믿었던 선발 스리펀치(양현종·윌랜드·터너)가 기복 심한 모습으로 부진에 빠졌다. 4·5선발은 돌려막기 수준이다. 로테이션 예상조차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불펜 구상이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하다. 게다가 자기 임무를 못하는 투수들이 많다. KIA는 올해 불펜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을 때 기출루자 수 합계가 83명에 이른다. 리그에서 가장 많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고 하지만, 이닝을 효율적으로 끊어가지 못하는 벤치도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위기는 진행형이다. 역대 불명예 위기다. KBO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 평균자책점은 2014년 한화(6.35)가 가지고 있다. 당시 한화는 1982년 삼미(6.23)의 기록을 넘어서는 망신을 당했다. 올해 KIA는 삼미와 한화 사이에 있다.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선수들이 반등하고, 2군에 있는 지원군이 가세하면 이 수치는 자연스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마운드 운영의 그림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운용의 묘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뜩이나 신진급 선수들이 많은 KIA 마운드인데 성공의 경험 없이 혼란스러운 시기만 지나간다. 김윤동 등 부상자 속출도 분명 내부적으로 진지하게 숙고해야 할 사안이다. 놓치고 있는 뭔가가 있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의 분전이 필요하다. 기본 이닝을 소화하고 이기는 판세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벤치도 불펜 계산이 편하다.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벤치가 마운드 계산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아직 118경기가 남은 KIA다. 이런 임기응변식 운영으로 118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자원이 부족한 게 현실은 맞지만, 그 자원의 적절한 배치는 고민해야 한다. 25일 하루를 쉰 KIA 마운드는 키움을 상대로 또 한 번 시험대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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