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연히 살아난 타격감을 선보인 최정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슬럼프에 종지부를 찍을 기세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 간판타자 최정(32)의 2018년 시즌 타율은 2할4푼4리였다. 개인 통산 타율(.289)보다 4푼 이상 떨어졌다. 웬만한 타자들은 3할을 치는 타고투저 시대라 더 믿기지 않는 성적이었다.

잦은 부상 속에 타격 밸런스를 완전히 잃었다. 타율이 떨어지자 조바심도 커졌다. 이것저것 노력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폼이 흔들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렇게 자기 것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어느새 2018년은 끝나 있었다. 35개의 홈런,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한 정도였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2019년은 ‘타격’에 올인했다. 최정은 보통 비시즌에 타격 연습을 많이 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올해는 달랐다. 1월 오키나와 개인훈련 당시부터 방망이를 많이 쳤다. 자기 스윙과 폼을 확실하게 되찾고 싶었다. 플로리다 캠프에서도 이런 과정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염경엽 SK 감독은 “최정이 자기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올해는 잘할 것”이라고 했다.

2019년 초반도 타율은 떨어졌다. 허리가 좋지 않아 시범경기에서 충분한 예열을 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그래도 주위에서는 믿음이 컸다. 준비 기간 최정이 최정답게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몸이 풀리자 최정의 방망이도 풀렸다. 아직 시즌 타율은 2할5푼8리지만, 출루율은 4할7리로 리그 ‘TOP 10’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름세가 뚜렷하다는 것은 반갑다.

4월 성적만 놓고 보면 원래의 최정으로 돌아왔다. 최정은 4월 18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 4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013이다. 같은 기간 최정보다 더 높은 OPS를 기록한 타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1.173), 제리 샌즈(키움·1.066), 나성범(NC·1.017)뿐이다. 아직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점차 최정다운 타구가 나온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5푼1리로 확 달라졌다.

지난해 사라졌던 위압감도 다시 생겼다. 최근 투수들은 최정과 어렵게 승부한다. 감이 좋으니 걸러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유인구 승부를 한다. 컨디션이 좋은 최정은 말려들지 않는다. 4월 한 달 동안 삼진(15개)보다 더 많은 4사구(17개)를 기록했다.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삼진과 볼넷 개수가 비슷하다. 지난해에는 삼진이 129개, 4사구가 81개였다.

이처럼 최정은 지난해 진입했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기 일보 직전이다. 터널을 나오면 ‘역대 최고 3루수’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기다린다. 최정(311홈런-1004타점)은 300홈런과 10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한 역대 두 번째 3루수다. KIA 이범호(329홈런-1125타점)가 앞에 있으나 최정은 이범호보다 6살이 어리다. 이 타이틀은 시간문제다. 이제 얼마나 많이, 또 오래 가느냐의 싸움이다. 전설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수식어를 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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