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강타자 코디 벨린저가 경기전 연습을 마치고 덕아웃에서 사인을 요청한 소년팬에게 사인볼을 던져주고 있다. 밸린저는 19일(한국시간) 밀워키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선두를 달렸다. ⓒLA(미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스포티비뉴스=LA(미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호텔 캘리포니아’는 1976년 미국 록밴드 이글스가 발매한 곡이다. 명곡이지만 오래된 노래다. 이 곡을 LA 다저스타디움에 가면 자주 듣는다. LA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이유도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바로 다저스 강타자 코디 벨린저가 타석에 나설 때마다 나오는 등장음악이기 때문이다. 1995년생인 벨린저는 ‘호텔 캘리포니아’가 나온 지 거의 20년 후에 태어났음에도 이 노래를 선택했다.

타자만 지정곡이 있는 것은 아니다. 투수도 마운드에 오를 때 노래를 틀어준다. 대표적으로 류현진의 등장곡은 아리랑 멜로디로 시작되는 힙합송 '코리안 몬스터'다. 특별히 류현진을 응원하기 위해 제작된 노래로 가수 제드가 불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3년 중반부터 이 노래를 사용하고 있다.

올 시즌부터 많은 출장기회를 얻고 있는 다저스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는 등장송부터 경기장을 찾은 LA 팬들을 들썩이게 한다. 버두고가 등장할 때마다 울려퍼지는 노래는 빈센테 페르난데스의 ‘볼베르 볼베르(Volver Volver)’. 우리에게는 생소한 노래지만 멕시코 국민송에 가까운 노래라고 한다. 버두고는 할아버지가 멕시코 출신으로,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멕시코 대표팀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버두고가 타석에 나설 때마다 다저스 구장을 찾는 멕시코계 팬들뿐만 아니라 그 문화를 존중하는 모든 이들을 즐겁게 한다. 그의 이름을 두고 스페인어로는 "베르두고(Verdugo)"라 발음하지만,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태어났기에 영어식으로는 "버두고"라 부른다. 버두고는 올 시즌 19일 현재 44타수 16안타, 타율 0.364에 3홈런 12타점으로 뜨겁게 출발하고 있다.

다저스 유틸리티맨 크리스 테일러의 등장음악은 '좀비(가수 크랜베리스)'다. 왠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내야수와 외야수를 두루 보는 등 팀에 필요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주로 8번타자로 출전하는 테일러가 쉽게 죽지 않는 좀비처럼 상대팀 투수를 괴롭히는 것이 상상된다. 구원투수 조 켈리(파티 업-가수 DMX) 등장송도 약간 오래된 노래지만 좋아한다. 다만 다저스 팬들은 등장음악과는 완전 반대 분위기로 상대팀 타자들을 ‘다운’시키는 모습을 자주 보고 싶어한다.

KBO리그도 선수마다 등장송을 선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팬들도 음악만 듣고도 마운드나 타석에 등장하는 선수를 알아차릴 수 있다. 등장음악은 선수의 등번호나 별명처럼 또 다른 캐릭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아래는 다저스타디움 음악을 담당하는 공식 디제이 (DJ Severe)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다저스 선수들의 등장송 리스트다.

▲ #14에 있는 류현진(Ryu)의 등장송에 눈길이 간다. 다저스타디움 음악을 담당하는 공식 디제이(DJ Severe)가 자신의 SNS에 공개한 다저스 선수들의 등장송 리스트. 'Monster'를 'Munster'로 잘못 표기한 듯하다. 가수 제드(JED)가 부른 이 노래 제목은 정확히 '코리안 몬스터(Korean Monst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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