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호 ⓒ강경훈 통신원

[스포티비뉴스=지로나(스페인), 강경훈 통신원/ 한준 기자]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대표팀에서 뛸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준비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8-19시즌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 한국인 6호 선수로 데뷔한 백승호(22, 지로나FC)가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2월 지로나와 우에스카의 라리가 경기에 포르투갈 코치를 보내 백승호의 기량을 파악했고, 22일 볼리비아, 26일 콜롬비아를 상대할 3월 A매치 27인 명단에 선발했다. 미드필더 전 영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백승호는 구자철과 기성용이 은퇴한 대표팀 미드필드진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스카우트되어 리오넬 메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차비 에르난데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한 라마시아에 입성한 백승호는 FC바르셀로나B 엔트리에 등록된 최초의 아시아 선수다. 지난 2017년 여름에는 출전 기회를 찾아 지로나FC로 이적, 2018-19시즌 코파델레이 3경기, 라리가 2경기에 출전해 프로 1군 생활을 본격 시작했다.

2014년 AFC U-19 챔피언십에 만 17세의 나이로 참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던 백승호는 2017년 FIFA U-20 월드컵에서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득점해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전지 훈련을 하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했으나 2019년 꿈에 그리던 성인 국가 대표팀의 호출을 받았다. 스포티비뉴스는 스페인 지로나 현지에서 백승호를 만나 스페인 생활과 스페인 축구에 대한 경험, 대표팀에 대한 각오를 들었다.

다음은 백승호와 인터뷰 전문.

-지로나는 바르셀로나와 비교하면 시골이죠? 평상시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오전에는 항상 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시간이 되면 또 운동을 해요. 아니면 어머니와 TV를 보면서 보내고 있어요. 가끔, 몇 주에 한번씩 시내에 나가서 바람도 쐬지만, 보통은 집에서 보내고 있어요.

-얼마 전 방영되었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촬영지가 사실 그라나다가 아니라 지로나였다고 하던데요, 알고 있었나요?
촬영지였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하지만 촬영지를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도시가 예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죠.

-이강인 선수와 스페인에서 따로 만난 사진을 봤습니다. 따로 만나면 뭐하고 지내나요? 밖에서 보기엔 조용한 성격인데 같이 지내보면 어떤가요?
경기가 있어서 만난 것이지 따로 만난 것은 아니에요. 지금 만나려면 4시간 이상 차와 기차를 타고 가야 하거든요. 단지 경기전과 후에 만난 거죠. 강인이와는 항상 연락하는데 처음에는 부끄러움이 좀 많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좀 지나면 활발하고 장난도 치고 해요.  

▲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던 백승호 ⓒ지로나FC


-아무래도 팬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플레이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토니 크로스를 앞에 두고 보여준 드리블이었습니다. 그 때 어떤 느낌으로 드리블을 했던 것인가요?
일단 머릿속에는 안 빼앗겨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냥 저도 모르게 그 상황에 맞게 드리블이 나온 것 같습니다. 몸에 밴 것 같아요. 그 상황에 맞게 처리를 하려고 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이 훈련도 해보았고,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경기도 해봤다.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나요?
그렇죠. 확실히 프레싱(압박)과 템포도 다르고… 여러가지가 달랐던 것 같아요. 분명히 센스도 다르고 터치도 달라요. (같이 뛰어보면) 왜 그런 톱클래스 팀에 있는지 딱 나오는 것 같아요. (Q.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었다면?) 당연히 메시죠. 일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있는 선수들은 각각 한 명씩 모두 장점이 있기 때문에, 모두 좋은 선수들인 것 같아요.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이 팀들 중에서는 선수는 토니 크로스, 부스케츠, 모드리치를 좋아해요. (따로 보면서 연구하는 선수가 있다면?) 토니 크로스는 자주 봤어요. 볼을 예쁘게 차는 선수들을 좋아합니다. 

-지로나는 어떤 팀이고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려고 하나요?
일단 선수들이 매우 겸손해요.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상대팀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생각으로 들어갑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죠.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는 모두 다 하고 나오자는 멘털이 있어요.  안되더라도 우리가 준비한 전술을 모두 다 하고 나오자는 생각이 강합니다.  선수들이 멘털이 강하고, 희생정신이 강해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고 나오자. (Q.팀 철학이나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다면?) 중요한 것이 다 쏟고 나오자, 이 생각이 가장 중요해요. 플레이보다는, 안되더라도 최선을 다하자, 이런 생각이 강합니다.

-에우세비오 감독이 특별하게 주문하는 부분이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공격형 미드필더도 그렇고 윙 쪽으로 많이 나갔는데, 최대한 빈 공간에서 볼을 받고, 찔러주는 패스나 볼을 소유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는 부분을 많이 주문하셨어요. 팀에 요구하시는 부분은 일단 너무 급하게 플레이 하지 말고 최대한 만들어나가라는 부분을 주문하세요. 왜냐하면 감독님께서 바르셀로나에 계셨고, 그 철학이 강하셔서 뻥 축구보다는 안되더라도 만들어나가면서 천천히 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횡패스를 굉장히 싫어하세요. 차라리 백패스를 하라고 지시하신다. 백 패스나 전진 패스를 하라고 주문하세요. 훈련 때도 횡 패스를 하는 선수는 엄청 혼내세요. 횡 패스를 하면 상대 프레싱도 당하고 빼앗길 경우에 바로 그 라인이 없어지기 때문이에요.  만약에 4-4-2 포메이션이라면 미드필드 라인에서 횡패스를 했을 때 볼을 빼앗길 경우 그 4명이 바로 다운되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예민하게 생각하세요. 차라리 백패스를 하면 상대팀이 압박이 들어오기가 힘든데 횡패스를 하면 바로 압박이 들어오기가 쉽기 때문이에요. 

-한국에서는 일반적인 주문이 아닌데 굉장히 생소한 것 같습니다.
맞아요. 나도 이번이 처음이에요. 바르셀로나는 횡패스를 굉장히 많이 하는 팀인데, 에우세비오 감독님은 그런 (바르셀로나와 같은) 철학이지만, 횡패스 보다는 차라리 백패스를 하거나 전진패스를 하자. 차라리 쉽게 백패스를 하던지 아니면, 더 공격적으로 하던지 이런 것들을 원하십니다.

▲ 훈련 중인 백승호 ⓒ지로나FC


-바르셀로나에서의 훈련과 지로나에서의 훈련의 차이점은 있나요?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일단 바르셀로나 때는 자주 경기를 하다 보니 훈련 강도가 낮았는데, 지로나는 1주일에 1경기이고, 대표팀 가는 선수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운동 강도가 훨씬 강한 것 같아요. 시간은 비슷한데 훈련 강도를 강하게 합니다. 

-하루에 두 번 훈련하는 날도 있나요?  
그 부분은 시즌 시작하고 2~3달 정도까지는 2번하기도 하는데, 시즌 중반 이후부터는 최대한
줄이는 식으로 가요. 경기를 치르면서 피로가 쌓이기 때문에 스케줄을 조정합니다.  

-주로 어떤 훈련을 하나요?
거의 항상 하는 것이 패스 게임, 수요일에는 반 게임 (하프매치), 목요일에는 미니게임을 합니다. 하루는 크게, 하루는 작게 경기를 하는 거죠. (Q.단체 훈련에 짐 트레이닝 세션은 들어가나요?) 단체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은 파워 트레이닝만하고 상체 훈련은 따로 하지 않아요. 상체 훈련은 훈련 시작 전이나 훈련이 끝난 뒤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선수만 합니다. 대신 하체 훈련은 구단에서 관리를 하고 있어요. 수요일만 훈련 전에 파워 트레이닝을 하고 피치위로 나가서 강하게 훈련합니다. 일주일에 1~2번만 행해지는데 보통 수요일만 합니다. 월요일은 전날 경기를 뛰었으니 회복에 중점을 두고 수요일 목요일이 가장 강한데 그 날 좀더 피로가 쌓이게, 몸이 적응하게 파워 훈련을 하고 운동량도 좀 더 많아요.

▲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 중인 백승호 ⓒ강경훈 통신원


-라리가 3대장과 뛰어봤는데, 어느 팀이 가장 어려웠나요?
바르셀로나가 가장 어려웠어요. (바르셀로나가) 볼 소유를 계속 하다보니까 빼앗으려면 뛰는 시간이 더 길어서 우리가 체력소모가 더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바르셀로나와 할때는 전진 (전방) 압박을 했어요. 어느 정도는 피 튀기게 대결했는데 역시 바르셀로나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나는 그 경기에서 10분을 뛰었나? 5분? 그 정도 뛴 것 같은데, 5분 뛰었는데도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우리 팀이 퇴장도 한 명 당했었고요.

아틀레티코를 상대로도 우리가 압박을 했는데 잘 통했었어요. 하지만 확실히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다 보니 볼 소유를 못하더라도 기회가 한 두번 생기게되면 그것을 골로 성공 시키는 거죠. 우리가 홈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할 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렇게 찬스가 많지 않았는데 그리즈만이 갑자기 인사이드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었어요. 확실히 이름있는 선수들은 기회같지 않은 기회인데 그것을 골로 성공시키더라고요. 월드클래스라는 이유가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바로 뒤에 있었어요. 근데 궤적이 진짜 직선으로 그렇게 들어가지 않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골이었어요. 근데 그 상황에서 골을 넣더라고요.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레알 마드리드 때는, 편하기는 했어요. 근데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경기를 할 때 마드리드 수비 선수들은 빌드업할 때 그렇게 많이 참여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대신 공격라인으로 가면 진짜 너무 잘하는 것 같아요. 선수들이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면서 빠르고 드리블도 좋고 슈팅도 좋아요. 그냥 정신없이 드리블하고 패스하고 2대1패스하고 슈팅을 시도하다 보니 찬스가 생겨서 골을 넣어요. 처음에 우리가 마드리드 수비라인부터 압박을 잘 하면 괜찮은데 중앙 2선을 넘어오면 우리 골대까지 가던지, 슈팅으로 가져가요. 

▲ 2018-19시즌 지로나 1군으로 데뷔한 백승호

 
- 중원에서 모든 포지션을 보고 있습니다. 가장 뛰고 싶은 포지션은?
전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공격형 미드필더를 해도 똑같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해도 똑같아요. 지난 시즌에는 전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어요. 더블 볼란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죠. 더블 볼란치인데 완전한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하기에는 애매했어요. 더블 볼란치니까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처럼 움직였어요. (Q레알 마드리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에서는?) 그 경기에서는 3-4-3 포메이션 이었고, 스리톱에서 왼쪽윙을 봤어요다. 윙을 봤지만 거의 미드필드처럼 움직이는 역할을 맡았었어요.

-스페인에서의 목표와 꿈은?
일단 지로나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음 시즌 정도에는 시즌에 10경기 이상 혹은 반 이상은 뛰고 싶어요. 공격포인트는 적어도 뛰는 경기의 3분의 1은 하고 싶습니다.  

-대표팀에 선발된 소감과 각오는?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대표팀에서 뛸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준비 잘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3월 A매치에 소집된 백승호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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